10년이란 시간동안

by Lee Daehyun

지리산을 다녀오려는 준비를 거의 마친 날 아버지의 진료기록을 받기위해 서울 아산병원에 오게 되었다. 이런 보내심에 어떤 의지가 있으신지..

아산병원을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지하철역에 내린 순간부터 2009년의 시간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의무기록실에서 진료기록을 신청하고 받아 한장 한장 읽어보니 아버지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슬라이드처럼 떠오른다.

진료기록을 받아들고 보니 익숙했던 장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거의 10년이 다 되었지만, 그때 그대로인 건물, 그대로인 카페, 식당, 엘리베이터와 통로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 그 마음, 그 표정들, 바깥의 거리와 그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 그대로 있는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들이 그 시간들을 그대로 불러내 준다. 아버지와 산책하던 것, 자형의 기도, 문안오신 분들을 배웅하던 것, 어머니가 항상 드셨던 식당의 대구탕 메뉴판, 그때의 하늘, 의사선생님의 얼굴,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아이들과 함께 걷던 길, 혼자 병원을 빙빙 돌았던 것, 누나가 준비해 와 바깥 휴게실에서 함께 먹었던 점심, 병원 옥상에서 나오는 연기마저도..

그때의 아버지는 더욱 간절히 기도하셨겠지.. 일요일 오전 병원 예배실에서 옆자리에 앉아 함께 예배드리며 느꼈던 아버지의 눈물.. 그럼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었겠지..

그리고 오늘 아버지를 돌아보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2019.1.16.


아산병원에 다녀온지 10달이 된 날이다.

오늘 어머니는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아버지가 많이도 그리우셨던 날이다.

하나님의 세밀하신 보살핌에 감사드렸던 날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여전히 아버지는 우리의 마음 속에서

우리의 아버지로 계시고 있다.

201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