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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Dec 15. 2016

하늘에선 어떤 양식으로 사시는지요

어머니 좋아하시던 밥상을 앞에 두고

                                                                                                          

제 사무실 근처 음식점 점심 메뉴인 백반입니다. 이 음식점 주인이 만든 이 백반은 내용이 매일 바뀌는데다 값도 5천원이니 정말 부담 없지요. 게다가 집밥처럼 정갈하고 맛과 질의 수준도 높아 다른 일정이 없으면 거의 매일 가서 먹게 됩니다.

백반을 주인에게 굳이 도시락으로 싸달라고 해서 요양병원에 계시던 어머니께 드렸더니 같은 밥이고 반찬인데 참 맛있다라고 하시며 잘드셔주셔서 흐믓했습니다. 그 뒤 한번 더 드실 기회가 있었고 그때에도 맛있게 드셨지요.

어머니를 아버님 옆에 모신 뒤에 처음 먹는 이 백반상을 다시 앞에 맞았습니다. 밥상을 한참 바라보며 어떻게 이 맛있는 밥을 나 혼자 먹을 수 있나 싶어 떠난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울컥 쏟아졌습니다. 이것은 살아남은 자가 견뎌내야 한 슬픔인데 말입니다. 살자고 먹어야 하는 음식 앞에 두고 가슴이 메어집니다.

고인은 이제 이 세상 음식으로 살지 않으실텐데 말입니다. 어머니, 하늘에선 어떤 양식으로 살고 계신지요 여쭤봅니다.



J.S. Bach. Psalm 51 BWV 1083 Cantatas BWV 170,198,106,136,53

https://www.youtube.com/watch?v=8F8FHnJRD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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