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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희 Dec 12. 2016

힐링의 리더십-국민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줄 지도자

 국민의 마음을 읽고매듭은 풀어주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이 곳 저곳에서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워서 살기가 힘들고, 우울해서 마음이 몹시 불편하며, 화가 가슴에 맺혀 폭발할 것같이 답답하다는 한숨 섞인 호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 시대의 아픔을 반영하는 우리 국민의 이러한 병적 증상이 치유되려면 통쾌함을 뜻하는 요즘 흔한 표현으로 '사이다' 같은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나와야 할 것 같다.     


치유를 뜻하는 '힐링(healing)'이란 말은, 우리 인류의 아픔을 공감하며 떠오른 유행어로서 주목하게 되는 ‘병적 상태인 이 시대’를 반영하는 핵심어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사람의 정이 담긴’이란 의미가 함축된 '인간적인'이라는 단서가 붙는 '휴머니즘 힐링(humanism healing)'을 소망한다. 산업화와 물질주의의 획일성에 대한 염증과 폭력과 파괴의 공격성, 억압과 통제, 부의 편중과 권력의 부도덕과 부패, 몰염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다. 이제는 국가의 중심인 국민이 진정으로 존중받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지도자가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적  키워드 '휴머니즘 힐링'에 대한 응답의 메시지를 반영하는, 지금 우리 앞에 나서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신뢰할 수 있는바른 사람

쿠제스와 포스너가 쓴 <리더십 챌린지(leadership challenge)>에서 사람들이 리더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정직 ․ 선견지명 ․ 역량 ․ 사기 함양이라는 덕목이며, 이 네 가지 덕목의 중요성은 현재까지 불변이라고 했다. 그중에서 정직이 제1의 덕목이다. 정직은 그동안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검증의 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었다. 공과 사적인 영역 모두에서의 정직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도자의 바른 생각과 신념, 그리고 그것을 바른 삶으로 보여주는 정직성은 국가라는 조직의 구성원들인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며 믿음을 심어주는 바탕이 된다. 또한 국가의 앞날을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선경지명과 그러한 역동을 국가 살림에 반영할 수 있는 힘, 국정운영에 대한 역량이 검증되어야 한다.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국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얻을 수 없고, 국민 복지와 국가 발전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겸손으로 옷 입고, 온유 안에 거하며,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며,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으로, 왕의 고고함을 지닌 '자원하는 종'으로
사람들 가운데 나아가야 한다.     


기도의 성자라 불리는 미국의 바운즈(Edward McKendree Bounds) 목사의 말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나 굴곡이 많았던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뒤돌아보면서 바운즈 목사가 설교의 소임을 맡은 이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짚고 있는 이 표현이 어쩌면 우리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참 적확하다고 느꼈다.      


한 개인으로서 이러한 품성과 덕목은 건강한 가정에서 따뜻한 모성의 체험을 받으며 건강한 삶의 경험과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험난한 시대적인 격변의 역사를 거쳐오면서 이제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국민의 아프고 힘든 마음과 생활을 중도에 서서 모두를 잘 보듬어주고 헤아려주는 모성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우리는 여성 대통령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실망과 배신으로 돌아왔다. 터치와 소통 부재의 불통과 혼밥(혼자 먹는 밥)이 일상인 고독한 리더십의 시대는 이제 국민의 마음에 많은 상처를 내고 이제 막을 내린다. 우리나라와 미국, 두 나라의 새로운 리더십이 역사의 시험대 위에 오르려고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에서 답을 찾는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국민의 소리를 잘 들으며,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성장과 안정을 이끌어 갈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인물일까. 바운즈 목사의 목회자의 소임을 맡을 사람이 가져야 할 덕목을 보여준 사람을 꼽아보라면 흑인으로 처음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 연임의 임기를 내년 1월 20일에 마치게 될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Jr.)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속 사진사 피트 수자(Pete Souza)는 대통령 재임 8년간의 최고의 순간들이라는 30장의 사진을 뽑아 얼마 전에 공개했다.(http://www.boredpanda.com/barack-obama-photographer-pete-souza-white-house/)

 그 사진들 속의 오바마는 부드러운 터치로 정치 지도자들과는 물론 평범한 국민들과 친밀감을 높여왔다. 백악관 청소부와 주먹을 맞부딪치며 인사를 나누고, 다섯 살짜리 흑인 꼬마가 대통령의 머리 스타일을 궁금해하자 허리를 90도로 숙여 만질 수 있게 해주며, 백악관 부보좌관의 아기와 눈을 맞추기 위해 집무실 바닥에 엎드리기도 했다. 재난현장에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로하며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햄버거 가게에 불쑥 들러 직접 주문하고, 노인들과 피자를 나누어 먹기도 했다. 대통령이란 권위의 의자에서 내려와 어깨의 힘을 빼고 국민들과 함께 하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      


이처럼 소통의 리더십을 전형적으로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임기 말의 대통령에게 흔히 따라붙는 집권 말기의 공백 현상 레임덕(lame duck) 현상과 더불어 전임 대통령은 존재감이 사라질 텐데 그의 인기는 되레 상승세다. 놀랍게도 지지율이 50%라고 하는 그의 집권 말기 현상을 바라보며 힘 있는 오리라고 일컫는 ‘마이티 덕(mighty duck)’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다.     


그의 인간미 넘치는 리더십은 정치적인 성과뿐 아니라 국민과의 교감에 기대 있는 측면이 크다. 진정성과 대중과의 교감이 결국 리더십의 핵심이다. 그의 리더십 10 계명에는 신뢰의 리더십이 기본이고, 여성적 리더십(부드럽고 편안한), 공감의 리더십(인간적인 관계 형성에 노력한다)이 들어 있음을 보면서 깊은 공감을 하게 해준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서 대권 행렬에 라인업 한 이른바 잠룡들도 오바마 리더십을 열심히 벤치마킹하고 있겠으나, 그들 중 국민들의 냉엄한 검증을 과연 누가 통과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 국민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줄 정말 믿을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힐링 리더십의 지도자가 차기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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