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하게 지구생활 2
'깨끗한 마음'으로 질투를 하고, 화를 내고, 마음껏 슬피 울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그 감정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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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란 게 뭔지, 아이가 화를 내고 질투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바라보는데, '다 큰' 어른이 그런다고 하면 어쩐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숙한 어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어쩌면, 일단 참고 견뎌보는 태도가 '성숙함'이라는 말로 오랫동안 포장되어 온 것은 아니었을까? 화, 질투, 슬픔, 창피함 같은 감정들은 자주 '부정적인' 감정으로 분류되고, 그런 감정들은 감추고, 빠르게 아닌 척 해야 한다는 간언이 공공연히 자리잡아서인지 표현하는 게 많이 부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 같다. 표현할 통로도 많이 없는 것 같고. (인스타그램에 우울을 자랑하지는 않으니까) 감정이란 것은 애초에 마음껏 느끼고 표현을 하라고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다.
속상한 마음이 들 때, 속상해! 하고 어딘가 꽁해 있는 모습을 취하고, 화가 나는 마음이 들 때, 화가 나! 하고 얼굴을 찡그려 보는 것. 기분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 감정에 맞는 표현을 하는 것. 우울할 때 기쁨을 찾는 게 아니라 우울을 찾고, 화가 날 때 평화를 찾는 게 아니라 화를 찾는다. 슬플 때 슬픔을, 질투할 때 질투를, 그 감정에 맞는 이름을 불러주자. 우울의 이름을, 아픔의 이름을 불러주자.
나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열심히 질투하고, 화를 내고, 창피하고, 슬퍼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