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 이야기집 Oct 14. 2024

'깨끗한 마음'으로 질투를 하고, 화를 내고

명랑하게 지구생활 2

'깨끗한 마음'으로 질투를 하고, 화를 내고, 마음껏 슬피 울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그 감정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


..


'어른'이란 게 뭔지, 아이가 화를 내고 질투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바라보는데, '다 큰' 어른이 그런다고 하면 어쩐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숙한 어른'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어쩌면, 일단 참고 견뎌보는 태도가 '성숙함'이라는 말로 오랫동안 포장되어 온 것은 아니었을까? 화, 질투, 슬픔, 창피함 같은 감정들은 자주 '부정적인' 감정으로 분류되고, 그런 감정들은 감추고, 빠르게 아닌 척 해야 한다는 간언이 공공연히 자리잡아서인지 표현하는 게 많이 부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 같다. 표현할 통로도 많이 없는 것 같고. (인스타그램에 우울을 자랑하지는 않으니까) 감정이란 것은 애초에 마음껏 느끼고 표현을 하라고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다.


속상한 마음이 들 때, 속상해! 하고 어딘가 꽁해 있는 모습을 취하고, 화가 나는 마음이 들 때, 화가 나! 하고 얼굴을 찡그려 보는 것. 기분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 감정에 맞는 표현을 하는 것. 우울할 때 기쁨을 찾는 게 아니라 우울을 찾고, 화가 날 때 평화를 찾는 게 아니라 화를 찾는다. 슬플 때 슬픔을, 질투할 때 질투를, 그 감정에 맞는 이름을 불러주자. 우울의 이름을, 아픔의 이름을 불러주자.


나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열심히 질투하고, 화를 내고, 창피하고, 슬퍼할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생활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