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사진, 예언 사진 모두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 중 '우주'보다 초현실적인 것이 있을까요? 아마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우주를 초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마 우리가 만지거나 변화시킬 수 없기에, 혹은 너무나 거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초현실적인 우주를 동경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막연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우주를 한 장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천체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들입니다. 다른 많은 사진 분야와 마찬가지로 천체 사진도 이를 테마로 매년 열리는 공모전이 있습니다. 바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천문 사진(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입니다. 올해는 자산관리업체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Insight Investment)에서 후원했다고 하는데요. 얼마 전 우승작이 뽑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공모전은 오로라, 은하수, 태양, 달 등 많은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각 부문별 우승작과 전체 우승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1. 은하 부문 우승작 & 전체 우승작 (by Nicolas Lefaudeux)
'손에 닿을 듯한 안드로메다 은하수'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카메라의 심도를 조절해 주변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틸트-시프트'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노출 시간은 2시간 20분입니다.
2. 하늘 풍경 부문 우승작 (by Thomas Kast)
'하늘에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사진 작가는 '진주운'을 사진으로 담았네요. 진주주운이란 고위도지방에서 대기의 상층부에 생기는 특이한 구름인데요. 높이는 20km~30km이며 땅거미가 질 무렵, 또는 새벽에 진줏빛을 띄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3. 태양 부문 우승작 (by Alexandra Hart)
'액체 햇살'이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조용한 태양은 절대 조용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라는 평입니다.
4. 달 부문 우승작 (by Alain Paillou)
'색상이 있는 티코 크레이터 지역'이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티코 크레이터는 달 남극 가까이에 있는 지름 85km의 분화구입니다.
5. 오로라 부문 우승작 (by Nicholas Roemmelt)
'녹색 레이디'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사후 세계로 가는 길을 보여주 듯 장엄하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6. 행성, 혜성, 소행성 부문 우승작 (by Łukasz Sujka)
'우리 사이의 우주'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달(왼쪽)과 목성(오른쪽)을 한 프레임에 담았습니다. 달과 목성의 실제 거리는 7억 km 이상이라고 하네요.
7. 사람과 우주 부문 우승작 (by Rafael Schmall)
'기술의 감옥'이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마치 감옥의 창살처럼 아래로 그려져 있는 선 이미지는 밤하늘에 위성들이 지나간 흔적을 150초 노출로 담은 것인데요. 미래의 밤하늘을 예언하는 사진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8. 별과 성운 부문 우승작 (by Peter Ward)
'우주의 지옥불'이라는 제목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우리 은하수의 궁수자리에 있는 성운 NGC3576을 찍은 것인데요. 이후 보정을 통해 주변의 별들을 제거하고, 사진 전체를 붉은 색조로 덮었다고 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지난해 호주를 덮친 초대형 산불의 공포를 상기시키며, 기후 변화 시대에 미래가 불타지 않도록 촉구하는 사진이라는 평을 내놓았습니다.
* 사진출처 : rmg.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