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사진을 안 찍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찍어본 사람은 없다!
2019년 2월 14일(목)에서 5월 19일(일)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는 <APMA CHAPTER ONE> 전시에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LOVE 조각상이 설치된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여행 중에 한 번쯤은 만난 적이 있는 조각상일 텐데요. 오늘 RedFriday에서는 이 조각상을 만든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와 그 작품의 놀라운 사실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는 이 작가는 1928년 미국 인디애나주 뉴캐슬에서 태어난 팝아티스트입니다. 런던에서 수학한 후 1950년대 말부터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앤디 워홀(1928~1987)과 동시대에 살며 팝아트라는 같은 장르에 있었지만 복잡하고 화려한 구상형 뉴욕식 팝아트와는 달리 간결하고 명료하며 깔끔한 메시지가 담긴 기하학적 작품을 선보인 것이 특징입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LOVE>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행 중에 한 번쯤은 만난 적이 있을 <LOVE> 조각상. 전 세계에 이 조각상은 몇 개가 있을까요? 미국 내에만 해도 23개가 있으며, 그 중 오리지널 버전은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에 있는 것입니다. 캐나다 내에는 퀘벡, 밴쿠버, 온타리오에 총 3개가 있으며 유럽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조지아, 아르메니아, 스위스 등 총 7개가 있습니다. 일본,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는 19개가 있습니다. 이 중 2개를 우리나라의 뷰티 회사,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전 세계에 52개가 넘는 사랑을 전파했네요.
<LOVE>의 도안은 원래 1965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의뢰를 받아 로버트 인디애나가 제작한 것입니다. 빨강, 파랑, 초록색을 이용해 만든 이 카드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이후 1966년 입체작품을 제작하여 뉴욕 스테이블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는 우표, 티셔츠, 마그네틱 등의 디자인에 활용되며 하나의 심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LOVE라는 글자가 대중적인 단어라는 이유로 저작권 등록이 거부되어 금전적 이익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에 수많은 디자이너, 미술가, 작가들이 이 이미지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 상업적 이득을 취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도 잘 모른 채 인디애나가 너무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우표에 들어간 <LOVE> 디자인료로 1,000달러를 벌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이에 환멸을 느껴 1978년 뉴욕 미술계를 떠나 한 섬에 은둔해서 살게 되었습니다.
1998년 인디애나는 드디어 <LOVE>에 대한 저작권을 갖게 되었고 이후로 재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갤러리현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드디어 2013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이 작가와 작품에 대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이 작가는 <LOVE> 외에도 <EAT>, <HUG>, <DIE> 등의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 원초적 본능에 관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이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EAT> 인데,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밥은 먹었니?"라고 물어보고 5분 후에 운명하신 것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입니다. 그는 2018년 5월 19일 그가 은둔하던 바이널헤이븐이라는 섬에서 별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