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교사가 구독자 23만 명의 인기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초등학생이 꿈꾸는 직업 2위, 중고등학생이 선호하는 직업 1위.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나요? 바로 교사입니다. 공무원이 가진 안정성, 방학 중 많은 휴식 시간 등의 현실적 이유 이외에도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직업이며 교과에 대한 흥미나 적성 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최근 10년 이상 학생들의 장래 희망 상위권에 꾸준히 자리해왔습니다.
2018년 새로이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10위권 이내로 들어온 직업도 있습니다. 바로 '유튜버'입니다. 유튜버들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소식과 더불어 이미 유튜버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많은 초등학생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바람이 이러한 통계 결과로 이어진 것이겠지요.
만약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현직 교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랩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화제를 모은 채널 '달지'의 운영자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구독자 22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 올린 랩 영상은 조회수 30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또한 교사 박준호씨가 동료 교사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채널 '몽당분필', 교사 허준석씨가 영어교육 콘텐츠로 운영하고 있는 '혼공TV' 등 많은 현직 교사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또한 교사 브이로그라고 검색하면 출근길, 교무실, 수업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교사들은 유튜브를 왜 개설하는 것일까요? 먼저 유튜브를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다양한 교육 컨텐츠를 업로드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교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공무원 복무 조항에 위배된다 등 교사 유튜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교사 유튜버를 언급하며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을 징계해야 한다'거나 '근무 실태를 조사해달라'는 글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논란을 의식하기라도 한듯이 교육부 교원정책과에서는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를 전격 실시했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유튜브를 하고 있는 교사의 채널명은 무엇인지, 최초로 채널 개설을 한 것은 언제인지, 구독자 수는 몇 명인지, 동영상의 숫자는 몇 개인지, 동영상의 주요내용은 무엇인지, 광고수익은 얼마인지 등을 매우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덧붙여 교원 유튜브 활동 증가에 따른 복무지침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교사의 유튜브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예고했습니다.
그렇다면 교사의 유튜브 활동은 법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무 중인 학교의 교장이 허락하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단위 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은 어떤 기준으로 이를 허락할까요? 학교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자극적인 영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 개인적으로 판단하여 이를 허락 또는 불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유튜버들은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고 활동하고 있는데, 과연 교사 유튜버들은 합법적으로 수익 창출을 하는것이 가능할까요? 실제로 채널 '몽당분필'에서는 '교사(교육공무원)가 유튜버해도 될까요? 수익도 내도 될까요?_교사108번뇌_1번뇌'라는 제목으로 이에 대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에 따르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공무원은 '영리업무'가 금지되어 있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금지)에 따르면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는데, 바꿔 말하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업무는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현직 교사 중 대학교에 출강하여 강의를 하거나, 만화가, 시인, 화가 등의 직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유튜버도 이러한 것의 한 종류로 볼 수 있습니다. 책을 한 권 쓰는 것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티스토리 블로그나 네이버 블로그 등이 활성화 되어 겸직신고를 받은 후 수익을 창출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답변은 경기도교육청의 답변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국에서도 각종 교육 정책이나 교육 트렌드에 빠르게 발맞춰가는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해 다른 교육청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무원의 유튜브 활동이 문제가 돼 법적 다툼을 벌인 사례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판례가 없으니 이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확실하게 규정된 것이 없겠죠. 유튜브 광고 수익이 저작권료의 성격을 갖는지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공무원이라도 기사 원고료 등의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료는 신고 미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수익의 법적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아마 교육부에서는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 실태를 면밀히 검토한 후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권장하는 분위기입니다.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고, 학생들 교육 차원으로도 좋으며 사교육비 절감 등 사회적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 회장은 "본인이 가르치는 학생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이라며 "교사들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영상을 만드는 만큼 수익을 받을 수 만 있다면 마땅히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교사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