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의 기적'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다는 공항의 디자인 수준
'중동'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산업 역군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막, 혹은 어마어마한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중동은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만든 도시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이미 세계적인 쇼핑과 휴양의 관광도시가 되었고, 인근에 있는 아부다비도 여러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죠. 그리고 이들 도시를 이어 또 하나의 관광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입니다.
홍해 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시작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해변을 중심으로 관광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이죠. 1차 프로젝트는 2022년에 완성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1차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이 홍해 프로젝트에 입성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인 공항입니다.
공항의 이름은 '홍해 국제공항(Red Sea International Airport)'입니다. 그리고 홍해 국제공항은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창립한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에서 설계를 맡았습니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에서는 지난 2019년 홍해 국제공항의 디자인을 공개했는데요. 얼마 전 이 프로젝트에 대한 더 상세한 내용들이 공개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홍해 국제 공항은 연안에서 내륙으로 15km가량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데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명이 승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공항은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이에 사막 지형의 색과 질감에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공항의 디자인은 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구(sand dune)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사구란 모래나 물이나 바람의 작용으로 형성된 비교적 긴 직선 마루를 가진 언덕인데요. 터미널 다섯 개를 사구의 모양으로 만든 것이죠. 5개의 터미널은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이에 관광객들이 많지 않을 때는 공항의 일부분을 폐쇄하여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도 있죠.
홍해 국제 공항은 지속 가능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요.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 Design)는 녹색 건물 인증 제도의 하나로 실내 공기 질, 물의 효율적 사용, 효율적인 재생 에너지 사용 등을 고려해 획득(Certified),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등 총 네 가지의 등급을 수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플래티넘이 가장 높은 등급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강남 파이낸스 센터, 서울 스퀘어 등이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사막의 형상에 영감을 받아 설계된 홍해 국제공항. 앞으로 두바이를 이은 중동의 관광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데요. 공항 이외에도 스타 건축가들을 모셔와 호화로운 리조트와 호텔 등을 짓고 있어 몇 년 후 '홍해의 기적'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