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독특 소개글은 더 압권'
요즘 마케팅의 대세는 SNS입니다.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는 여행지 홍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찍고 음식을 평가하는 맛집 홍보, 늘씬한 모델에게 옷을 입히고 멋진 사진을 찍는 의류 홍보 등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면 더욱 SNS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그러나 SNS에서 마트를 홍보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일 정보를 올려둘 수도 있고, 초특가 상품을 홍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RedFriday에서 소개할 SNS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는데요. 어떤 방법이었을까요?
얼마 전 홈플러스에서는 창고형 점포의 온라인 버전인 '더 클럽'을 론칭했습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방식이니만큼 SNS를 통한 마케팅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의 계정도 생겼죠.
현재 홈플러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처럼 식욕을 자극하는 동영상, 이미지에 특가를 강조한 자막을 넣어 더 클럽을 홍보할 것이라는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습니다.
이 계정은 마트 홍보용 계정이 아니라 한 사진작가의 계정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예술적이면서도 독특한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대용량은 소비패턴을 좌우합니다. 그것이 상품이든, 잡생각이든'이라는 멘트처럼 패턴이 있는 상품 사진들을 올리기 시작했죠.
단순히 오와 열을 맞춘 사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꼭 하나씩은 포인트를 준 사진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수많은 물티슈 중 하나만 열려서 나와 있는 사진, 가지런히 누워있는 이쑤시개 중 탈출한 하나의 이쑤시개, 정사각형 초콜릿 조각 사이에 있는 우유, 탐스러운 배들 사이에 있는 사과 등이 그것입니다. 또한 작은 쌀알을 빨간색 바탕 위에 배열해 2000이라는 숫자를 만들고, 시리얼을 색깔별로 배열해 희열마저 느껴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창작자의 피, 땀, 눈물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진만 잘 찍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필력은 더 대단했는데요. 호박엿 광고에는 주말에 바쁘냐고 물어봤다 알바 대타 뛰어달라고 부탁하는 동료 알바생의 이야기를, 파스타 광고에는 좀비들에게 쫓겨 파스타로 가득 찬 편의점에 갇힌 사람에 관한 호러 스토리(인 척하는 광고) 등 적절하지만, 어마어마한 필력으로 안 읽으려야 안 읽을 수 없도록 적어놓은 것이죠.
약 한 달 전에 생긴 SNS는 금세 팔로워 1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2018년 11월 만들어져 현재 10개월이 된 홈플러스 메인 SNS의 팔로워 수가 약 2만 2천 명인 것을 보았을 때 매우 고무적인 수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남다른 발상, SNS의 파급력이 만나 또 하나의 대박 광고를 만들어 낸 것 같은데요. 정작 이 광고를 만드는 기획자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투쟁 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다음 주는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멘트를 보니 그도 분명 이 작업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어떤 사진과 스토리텔링으로 팔로워들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