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 휩싸인 도시 로고 논란

'상까지 받았는데 공식 로고는 아니다?'

by 레드프라이데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수감되어 순국한 곳.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신채호 선생께서 수감되었다가 옥사 한 곳. 바로 뤼순형무소(여순감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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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감옥은 중국 랴오닝성의 다롄(대련)시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다롄은 다소 생소한 도시이지만 뤼순형무소, 관동법원 등 우리나라 독립투사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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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과거 러시아의 영향으로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축물을 많이 만나볼 수 있으며 다롄의 현대적인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싱하이(성해)광장, 중국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동방수성, 19세기 러시아 건축물이 잘 보존된 러시아 거리 등이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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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인지도는 높지 않는 이 도시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제1위 다롄 문화 창조 및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이 중 논란이 된 것은 '로고, 디자인 부문'의 수상작이었습니다. 톄샨 등대와 바다의 이미지를 사용해 평화로운 항구 도시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유려한 필체로 다롄이라는 이름을 영어와 한자로 표기해 놓은 작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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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보던 필체인 것 같은데요. 바로 디즈니 로고의 글씨체입니다. 특히 D의 모양과 알파벳 소문자 i의 위 동그라미가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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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시 문화관광부에서는 이 로고를 두고 '몇 번의 획만을 사용해 도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라는 선정 이유를 밝히며 극찬하기도 했죠.

이후 웨이보 등 SNS에서는 이 로고가 수상한 것 자체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디즈니 로고를 모른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심사위원도 저작권에 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사실이 황당하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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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이와 관련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심지어 CNN에까지 보도되자 다롄시 측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네요. '온라인에 제기된 표절 의혹에 대해 매루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이죠. 그리고 곧 이 로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신속히 결과를 발표하겠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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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직 로고가 공식 채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심사 규정에 따라 참가자가 타이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확인될 경우 대회 참가 자격을 취소하고 수상을 취소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 로고를 제작한 사람은 다롄의 한 관광 문화 개발 회사 소속의 Su Zhanying씨인데요. 이 수상으로 인해 3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백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상이 취소된다면 이 상금 또한 되돌려 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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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에서 글로벌 기업의 로고를 표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나이키 브랜드 조던(Jordan)은 스포츠 용품 회사 '차오단 스포츠'를 제소한 바 있습니다. 차오단은 조던의 중국 이름인데요. 조던의 이름과 농구선수가 뛰어오르는 실루엣 도안을 상품에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놀랍게도 중국 법원은 차오단 스포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조던'은 미국에서 보통 사용되는 성씨이며, 로고는 얼굴 없는 사람의 형태이기에 소비자가 이 로고를 조던이라고 식별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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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뿐만이 아닙니다. 90년대 초반 '뉴바룬'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의 운동화 브랜드 '뉴발란스'는 이후 대리상이 개인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N'이라는 글자가 적힌 저품질의 신발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뉴바룬'이라는 상표를 먼저 등록했습니다. 뉴발란스는 어쩔 수 없이 중국 시장에서 퇴출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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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3년 뉴발란스는 다시 중국에 돌아왔지만 영문 브랜드 이름에 가장 가까운 '신바이룬'이라는 이름을 광둥의 한 민영기업이 등록했고, 이 회사는 뉴발란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결국 뉴발란스는 500만 위안을 배상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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