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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Oct 03. 2022

자사몰 시대는 끝났다?

1. “ROAS 200% 나오면 잘 나오는 거예요”

요즘 자사몰 전환광고 관련해서 자주 듣는 한탄들입니다. IOS 정책 변경에 따른 퍼포먼스 채널의 약화로 FBIG(페북인스타)광고를 통해 자사몰 매출 성장을 만들어냈던 공식이 무너지며 많은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광고효율이 나빠지기 시작한 시점은 작년부터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여러 이커머스 브랜드를 운영/모니터링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2. 결코 예전같진 않지만 그래도 FBIG는 여전히 강력한 채널입니다. 다른 광고채널 대비하여 강력한 구매전환 타깃팅. 큼직한 콘텐츠 지면. 광고운영의 편리함 때문에 여전히 브랜드 입장에서 버릴 수 없는 곳이죠. 상품과 콘텐츠가 잘 받쳐준다면 여전히 좋은 ROAS로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아래의 이슈들로 운영이 점점 버거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 전환광고 CPM. 이제 툭하면 20,000-25,000원을 넘는 것은 예사입니다. 이로 인해서 객단가 낮은 상품들이 효과를 거두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전환 타깃 추적이 어려워지며 최적화 조건인 50건을 맞추는 데 드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최적화가 리셋되는 소재추가, 세트변경, 예산 변경 등에 대한 시도가 예전보다 어려워졌습니다. 잘 된 세트/소재를 어떻게 간수할 것인가가 고민이 될 정도로요. 


-이유를 알 수 없는 페이스북 AI의 페이지/소재/계정 단속도 골칫거리입니다. 특히 아직 지출규모와 운영시간이 짧은 소규모 브랜드의 경우 규정을 준수했다고 해도 정지되기 일쑤고, 정지 사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멀쩡하게 운영되던 페이지가 갑자기 정지를 먹고 매출이 50% 이상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게 들려옵니다. 


3. 반면 새로운 전환채널로 각광받았던 구글이나 네이버 GFA, 카카오모먼트 등은 페이스북만큼의 즉각적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많은 공수가 투여되어야 하는 채널이다보니 당장의 매출이 아쉬운 많은 브랜드들이 속을 썩히기 마련입니다. 


4. 이런 상황속에서는 자사몰 위주의 플레이만을 고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퍼포먼스 광고 - 자사몰의 연계를 통한 컨디션 개선을 벗어나, 온라인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분위기입니다. 


5. 쿠팡. 오픈마켓. 버티컬 플랫폼 등 온라인 유통채널은 브랜드 사업자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입니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유통채널에 귀속되고, 구매자 DB가 브랜드에게 축적되지 않는다는 점, 가장 중요한 프라이싱에 대한 컨트롤이 넘어간다는 점 때문이죠. 그럼에도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너무나 명확한지라, 광고비 상승의 시대에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채널이 됐습니다. -고정 수수료 기반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지출과 마케팅의 부담이 적습니다. -유통플랫폼의 트래픽/검색을 활용한 노출이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높은 매출원가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익률을 가져갈 수 있는 채널이 됩니다. 소비자들도 정체를 알 수 없고 장바구니 연계도 어려운 자사몰 보다는 같은 조건이라면 스마트스토어나 쿠팡의 구매를 선호하는 흐름입니다. 때문에 자사몰은 흑자를 낼 수 있는 적정 규모로 유지하면서 유통채널 다각화를 통해 전체 매출파이와 이익률을 챙기는 브랜드들이 앞으로 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6. 이런 연유로 이커머스 브랜드 업을 하시는 분들은 아래와 같은 사고들이 더 많이 요구될 듯 합니다. 


a. 자사몰은 여전히 중요한 채널입니다. 다만 단순히 특정 광고/판매채널에 대한 집중과 고도화보다는 여러 매출 채널 확보를 통해 브랜드의 전체 매출-이익을 늘려가는 관점에서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자사몰의 역할을 무조건 폭발적 매출로 국한하기보다는 유통채널에서의 인지도를 늘리거나 입점을 용이하게 해줄 수 있는 브릿지의 역할, 혹은 아예 브랜딩 채널로서의 역할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죠. 


b. 각 판매채널을 고려한 다양한 상품기획과 운영. 광고를 통한 전환 가능성이 높은 상품군은 자사몰로. 플랫폼의 상위 검색어/카테고리를 고려하거나 가격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원가 저렴한 상품군은 유통채널로 집중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c. 카톡플친과 같은 CRM 채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푸쉬메세지의 적극적 활용. 구매자 대상 폐쇄 프로모션. 지속적인 모수 확보 등 저렴한 비용으로 이익률 높은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기본으로 세팅해놓지 않으면 꾸준한 매출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d. FBIG광고는 더 단순화. 명료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FBIG에 뜨는 피드 게시물의 대부분을 명백히 광고로 인지하고, 또 적극적으로 쇼핑채널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목적을 숨기고 초반에 컨셉이나 스토리텔링을 잡는 옛날 방식의 광고물들은 효율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명확하게 초반부터 제품의 매력포인트를 어필하고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구조의 광고물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e. 이러한 관점에서 원팀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구조 및 kpi세팅이 필요합니다. 즉 자사몰-유통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1)의 관점에서 전체 판매량을 늘려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기획-마케팅-콘텐츠-MD 조직이 브랜드 운영에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매출-비용-이익 정보의 투명한 공개는 필수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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