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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타기인생 Oct 03. 2022

한계수용능력, 스몰 브랜드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1. 첫 방문 유저수와 이탈률만 알면 서비스의 기초체력을 알 수 있다? 한계수용능력 (Carrying Capacity, 이하 C.C)는 특정 서비스나 프로덕트의 기초체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인데요. 첫 방문 유저수 / 이탈률(%)이라는 공식을 통해 파악하게 됩니다. 이 개념은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저 두가지만 알면 제품의 기초체력과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지요. 


2. 이러한 개념들은 매우 흥미롭지만, 실제 내가 담당하는 제품/서비스/브랜드에 어떻게 적용해볼 것인가는 항상 고민이 됩니다. 제가 주로 일을 하고 있는 스몰 커머스 브랜드의 영역에서 저 개념을 적용하기 어려운 점은 브랜드들의 재방문 주기와 이탈률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3. 첫 방문 유저수 / 이탈률을 통해서 기초체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표가 데일리로 관리될만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토스나 배달의 민족, 쿠팡, 11번가 등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회 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또, 그런 사용을 전제로 기획된 제품들이지요. 


4.그러나 커머스 브랜드들을 본다면 우리 브랜드 제품이 아무리 매력적인 제품이라 하더라도 1개월 내 리텐션을 갖추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을 매일 사지만 특정 카테고리를 매일 사지는 않기 때문이죠. 제품 수 5개 내외의 스몰브랜드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5.실제로 커머스 쪽 전문 분석 툴인 라플라스 애널리틱스에서는 '매출 성장 한계'라는 개념으로 이를 응용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연식이 쌓인 커머스 브랜드라 하더라도 (첫 구매 유저수 / (구매)이탈률%)의 공식에서 '이탈률%'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에 따라서 판단을 달리하는 부분들이 있기에, 데일리로 리텐션이 이뤄지는 경우와는 다를 것 같아요. 실제로도 리텐션 개념은 구매주기와 방문주기가 짧은 앱/게임/서비스 위주의 개념일 때가 많습니다. 


6. 또 하나의 전제는, C.C를 파악하기 위해서 핵심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개념이 광고나 마케팅을 제외한 본질적인 유저수의 파악에 있다는 것인데 매일 판촉을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 경우 이를 위한 판단기준 마련이 어렵습니다. 이 개념을 보면서 제가 생각한 것은 '당장의 매출행위 없이도 버틸 수 있는 자금과 여력을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에서 적용 가능하겠구나..'이기도 했고요. 


7.그렇다면 C.C는 서비스 카테고리에서만 성립하는 개념일까요? 측정이 어려울 뿐, 아마 장기적인 흐름에서 볼 때는 C.C의 개념 또한 브랜드들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C.C에서 이야기하는 중요 두가지 요소 - 광고 없는 첫 구매 유저수와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 유저의 비율의 중요성은 커머스 브랜드라고 해서 다르지 않으니까요. 우리 제품을 광고 없이도 사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고, 계속해서 구매 해줘야 브랜드가 오래 갑니다. 


8. 스몰브랜드에 관심이 있고, 이 판에서 계속 일을 하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개념이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래와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a."마케팅 빼고 매일 들어오는 유저수와 전체 MAU(구매자)중에 몇퍼센트를 잃고 있냐"를 바꾸는 것만이 유의미하다는 C.C의 개념은 커머스 브랜드에서도 유효. 


b.두가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브랜드 제품 / 상세페이지 / 혜택 단위에서 변경이 되야 함. 단순히 광고를 더 집행하거나 소재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 마케팅 전략만으로 매출 한계에 다다르는 시점은 브랜드 담당자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빨리 도달. 


c. SKU수가 적고 신규유저 획득을 통해 장기적인 리텐션을 꾀해야 하는 초창기 1-2년의 스몰브랜드들은 데일리/위클리/먼슬리의 매출 추이 및 구매전환율의 변동 추이를 체크하고, 하락세에 들어설 시점에 맞춰서 단순히 마케팅 전략이나 콘텐츠를 바꾸기 보다는 제품 단위에서의 신규기획 / 유통채널 변경 등이 필요. 


d. 스몰 커머스 브랜드들의 경우 광고비 추가 여력의 개념에서는 C.C 개념보다는 오히려 데일리 ROAS의 적정선을 정하고 이 가이드라인 내에서 광고비 추가 여력을 사고하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음. 이를 위해서 공헌이익액/률에 대한 파악이 필요.


 9. 실제로 이러한 훌륭한 개념들이 스타트업씬에서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개념들이 만들어진 카테고리와 전제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작은 브랜드를 담당하는 분들이라면 더더욱이요. 예를 들자면 CRM 툴의 활용, AARRR, 북극성 지표와 같은 개념들은 당장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상품과 자원이 적고, 서비스 카테고리가 아닌 경우 단순 적용시 혼란에 빠지기 쉬운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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