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Kentmere100_2309_012

by 이동욱
가끔 사진과 글의 본문이 연결되지 않는 건 이 작가의 특징이다



이제 고작 네 번 정도 볼링장에 가본 게 전부지만, 볼링은 꽤나 매력적인 스포츠다.


반들반들 잘 닦여진 레인 위를 빠르게 굴러가는 묵직한 공, 열 개의 핀이 부딪히고 쓰러지며 만들어내는 경쾌한 소리. 그 쾌감이 대단하다. 게임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응원하고 기뻐해주는 소속감은 여럿이 하는 다른 구기 종목 스포츠 못지않다.


방금 전 내가 심혈을 기울여 던진 공이 허무하게 거터로 빠졌어도 자리로 돌아와 내 순서를 기다리면 결국 열 개의 핀은 약속대로 다시 반듯하게 세팅된다. 새로운 시작의 기회는 게임에 참여한 모두에게 같은 횟수로 동일하다. 아이들과 초보자를 위해 공이 거터로 떨어지지 않게 범퍼를 세워주는 배려도 존재한다.


새로운 도전이 실패로 끝나도, 다시 열 개의 핀을 향해 굴릴 수 있는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그런. 그리고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게 안전펜스를 세워주는 사회는 정녕 소설 속 이상향에 불과한 걸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말을 잠깐 빌리자면ㅡ

여전히 많은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우린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이제 겨우 볼링을 네 번 쳐본

나 또한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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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selblad, Planar CB 80mm F2.8 T*

HARMAN Kentmere100


#hasselblad #kentmere100 #blackand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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