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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배당주 사면 안 됩니다.

예상 배당금만큼 주가 올랐다면 세금 피할겸 매도 고민해야

12월이 다가오면 배당주 추천이 쏟아지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는데 기대이익이 줄어든 요즘에는 1년내내 배당주가 증권업계와 투자자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빈도로 보면 여전히 11월과 12월에 많이 언급된다.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 기준일이 12월 말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12월은 배당투자하기에 좋은 계절이 아니다. 바뀐 세제를 감안하면 오히려 보유 중인 배당주를 매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의 <표>는
2017년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순서대로 30종목을 추려 지난 3년간의 주가 흐름과 배당금을 조사한 결과!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종목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룹사 대기업,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순위에 포함된 대기업 주식은 주가가 낮아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우선주 몇 종목이 낀 정도였다. 

대기업들의 배당정책은 일관성 있게 과거의 기조를 이어간다거나 배당을 강화하더라도 미리 예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중소형주들은 대개 부침이 커 많이 벌어들였을 때 한몫 떼어 배당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 폭탄배당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한 해 굉장한 배당으로 주주들을 웃게 만든다고 해도 이런 행보가 다음해에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물론 <표>에 있는 기업들 역시 올해에도 작년 같은 배당을 한다는 법이 없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고배당주라고 해도 대형주에 비해 증시의 부침에 크게 휘둘리는 편이다. 주가도 시장이 오를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더 많이 내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배당주는 안정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배당주들 사이에서 주가 등락 편차도 큰 편이다. 배당 목적으로 매수한 뒤 주가가 어떻게 오르고 내렸는지도 종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떤 종목은 기대했던 배당금액보다 주가가 너무 많이 하락해서 배당투자로서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고, 반대로 어떤 종목은 배당락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더 많이 올라 배당금과 주가차익을 함께 누리는 기쁨을 얻기도 한다.  

이 모두를 예상하고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기업이 배당금을 주는 첫 번째 재원이 그 해에 벌어들인 순이익과 회사에 쌓여 있는 이익잉여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해 영업 성적이 어떠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전년보다 실적이 증가했다면, 대규모 투자 등 특별히 배당을 줄일 만한 이유가 없다면, 배당금은 최소한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대주주의 증여세 또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분 취득을 위해 이사회에서 폭탄배당을 결정할 가능성까지 따져가며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분석하는 일 자체가 난이도가 높은 투자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표>에 나타난 수치를 보고 실적과 주가가 함께 안정돼 있는 배당주를 고르는 것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가장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배당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다.  

 <표>에서 ‘12월말’로 표시된 주가는 그 해의 종가를 의미한다. 매년 폐장일은 달랐어도 폐장일보다 2영업일 앞선 날짜가 배당기준일이 되므로 12월말 주가는 배당락 이후의 주가라고 할 수 있다. 즉 배당금을 받을 권리를 확보한 투자자 중 일부가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배당락으로 인해 주가가 예상 배당금보다 더 많이 하락한다면 배당투자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물론 몇 년 이상 보유할 장기투자 목적이라면 단기간의 주가 흐름은 무시하고 계속 보유하는 것이 백번 옳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당금이 목적이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000원의 배당금을 받으려고 매수했는데 주가가 1500원 하락해 버리면 득보다 실이 크다. 이 종목이 주가하락분을 다시 회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배당금이 목적인 투자자라면 12월 또는 12월이 다 돼서 배당주를 매수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12월엔 배당주 수요가 늘어 그만큼 비싼 값을 내고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배당금이 목적이었으니 배당락 후 매도하고 싶을 텐데, 매도 수요가 많아지면 주가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일종의 병목현상이다. 

만약 배당락으로 주가가 1000원 하락한 상태에서 매도하고 나중에 배당이 1000원으로 결정된다면 본전치기는 한 것일까? 그렇지가 않다. 주식을 사고 팔 때 이미 매매수수료와 증권거래세를 냈고, 배당금도 배당소득세 15.4%를 빼고 세후 846원만 입금되므로 결과적으로 손해다.  

그러므로 배당투자를 하겠다면 예상 배당금보다 주가가 더 하락할 법한 종목을 골라서는 안 된다.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많은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주목하기 전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락이 있기 한달 전과 석달 전에 배당주를 매수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시나 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뚜렷한 흐름이 나타나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9월말에 매수한 편이 조금 더 나았다.  

금융소득과세 회피용 매도 늘어…12월엔 사지마 

사실, 12월에는 배당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팔아야 한다.  

지난여름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이자·배당소득이 1년에 1000만~2000만원인 사람은 별도의 세금 없이 이자 또는 배당금을 받을 때 지방세 포함 15.4%의 세금만 내면 됐다. 어차피 원천징수되는 세금이니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1000만~2000만원 구간의 금융소득도 종합과세 범위에 포함돼 지방세 포함해 최소 6.6%에서 많게는 46.2%의 세금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7월에 기획재정부가 이런 안을 제출했고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이번에 개정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과세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세금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불편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자산규모가 엄청나게 큰 경우가 아닌 이상, 연말에 보유자산 일부를 처분해 금융소득을 과세 기준 이하로 낮추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배당주라면 배당금을 받지 않고 그전에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배당주는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 주가가 오른다. 이 주식을 보유한 채 배당기준일을 넘기면 이듬해에 배당금을 받겠지만, 그 배당금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느니 그 전에 주식을 적당량 파는 것이 유리하다. 세금 부담 떠안고 배당금을 받는 대신 주가 차익을 선택하는 것이다. 매도한 주식은 배당락으로 주가가 저렴해질 때 다시 매수해 1년 후 연말에 똑같은 매매를 반복하면 된다.    

실제로 이런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12월만 되면 배당주를 매도하는 사람들로 인해 배당주의 계절에도 배당주가 힘을 못 쓰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두고 옳고 그름을 가릴 수는 없다. 

다만 그로 인해 내가 손실을 입는 일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배당주를 12월에 매수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웬만하면 배당주는 배당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서 가장 멀어진 시기에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찌감치 1년 후를 대비하는 투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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