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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연 Dec 30. 2020

퇴사 후 같은 회사에 부끄러워서 재입사했다

스타트업 재직 중인 청년 마케터

"프롤로그"

이 글은 실제로 경험 중인 제 과거와 현재의 스타트업 경험담입니다.


살면서 평생 회사원은 하기 싫었지만,

2017년 11월 OO스타트업에 취업을 했다.


2018년 6월 패기롭게 이 회사는 나와 맞지 않다며,

자진 퇴사를 한 후 1년 동안 개인 사업 / 광고대행사 등

여러 업무를 하다가 나는 결국 또 같은 회사에 돌아왔다.


2020년 다시 돌아온 회사에서 벌써 두 번의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심지어.. 사원으로 입사한 후 돌아와서 두 번의 승진도 맞이하고 있다...




회사원은 절대 되고 싶지 않았다.

취업을  이유는 조금 이른 나이에 아버지와 사별했고 3 수해서 들어갔던 대학교를 휴학하고 남승무원을 준비하던 내가 취업준비생을 접고 사업을 도전하던 중에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서 정기적인 수익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줍잖게 SNS 패션 블로그도 운영하고 생활한복도 팔아본 탓일까.. 팔로워들을 쌓아본 경험 탓에... 마케팅이라는 부서의 포지션을 뽑는다고 해서 지금 생각하면 소름 돋을 정도로 자신 있게.. 그것도 대표님 앞에서 "나는 뭐든 열심히 잘해요"라고 떠들었던  같다.


*대학교 졸업을 과감하게 중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주제의 글로 남길 예정입니다.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당시, 만약 내가 어딘가에 취업을 도전하는 사람이 되더라도 대학교 졸업장이 절대 제 발목을 잡지 않을 만큼 경험들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디자인하며 살아가자는 계획과 자신은 명확히 있었습니다.


내가 취업한 스타트업에서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내고 있고, 마케터로서 어떠한 일들을 직무 책임자로 효율화해야 하는지 조차 전-혀 모르던 때에 "이 회사는 왜 이리 월급이 작아"를 외치며.. 심지어 근거도 없이 입사 전날 연봉을 조금 더 올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대표님께 개인적으로 문자를 드렸었다.


지금 이미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글을 쓰면서도 이불 킥을 하고 싶어 진다.


무지하고 무식했고 나의 패기로 사회생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사회생활이라고 해야 할까.. 정말 회사를 살면서 처음 다녀보는 25세 청년이라서 내가 이해가 안 가는 건 무조건 확인해야 하고 참지 못하는 무식한 패기로 인해.. 지금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앱이 되었지만, 그 당시 앱 서비스 이름부터 설정하던 신사업 TF에서 주니어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면서 주말에 다짜고짜 대표님께 집 앞에 찾아갈 테니 만나 달라고 연락을 드리고 내 위에.. 파트장님 / 팀장님을 다 건너뛰고.. 대표님께 "이 사업은 이래서 안됩니다.."라고 떠들었.. 다..


하.. 세상에.. 다 지난 일이지만.. 쓰면서도.. 후회스럽습니다 그때의 제 자신이..


"마케팅을 배우고 와라"

신사업 이전에 이미 내가 취업한 회사는 다른 타깃에게는 어느 정도 자리 잡힌 모회사가 있었고 그 회사에는 안정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는 팀이 있었다.


신사업 마케팅을 맡기 위해 그곳에 계신 유능한 (지금 내 회사의 코 파운더 지금은 퇴사.. 하신..) 팀장님께 배우고 오라는 지시와 함께 나는 지금 현재 내 인생에서 "내 사회생활 처음으로 존경하게 된 리더이자 스승"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감사한 분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사실 어차피 떠날 몸이었지만, 그분(=지금은 정말 친하고 좋아하는 멘토)께서 배우러 온 나에게 처음으로 질문하신 건 "어떤 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냐" / "무엇이 하고 싶냐" / "무엇이 자신 있냐"였고, [아직 정신 못 차린] 나는 패기롭게 그분 앞에서 오프라인으로 젠틀몬스터가 너무 인상 깊고 그런 쇼룸이나 이벤트 행사를 기획하는 마케팅을 해보고 싶다고 떠들었다.


의외로 나의 멘토는 나에게 제휴를 통해 이벤트를 기획해보고 열어보라는 기회를 주셨고 그렇게 1달을 배우다가 다짜고짜 신사업 팀에 돌아가기 싫다며 현재 사업본부의 마케팅팀에 남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고 이후 나는 6개월 동안 이틀 동안 2만 명이 방문하는 플리마켓부터 수십 회 차 동안 뮤지션들이 루프탑에서 공연을 하는 콘서트 등 회사의 네임드가 없었으면 경험할 수 없던 꽤 규모 있는 행사들을 A to Z로 직접 영업하고 기획하고 주최하기 까지를 열심히 반복했다.


"호연 씨 일 잘하네요"

이상하게 제휴를 진행하면, 관계사에서 늘 나를 좋게 봐줬고 농담 반으로 같이 일하면 좋겠다~ 우리 회사 올래요~ 등을 들으며 지금 내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보다 다른 회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지금 돌아보면 신기한 게 제휴 이벤트들을 기획하며 회사와 잠재고객이 유사하게 겹치는 서비스나 행사들을 늘 서칭 했지만 본능적으로 나의 취향이 담긴 어쩌면 내가 꿈꾸던 직무들과 연관된 곳들과의 제휴를 열정적으로 만들어 내고자 했던 거 같다.


힘들긴 똑같이 힘든데.. 회사에서는 무언가 밖에서 만큼 내가 진행했던 이벤트나 행사에 큰 관심이나 흥미가 없는 듯했다. 팀장님은 늘 수고했다고 늘 기회를 끝없이 주셨지만, 그렇다고 내가 꼭 필요하다거나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아니었다. 패기를 못 버린 탓인지 내가 필요하지 않은 곳이라서 내가 하는 일들도 그저 그렇게 보이고 나의 성과는 물론이며 이래서 월급도 쥐똥같이 주는구나 라고 점점 더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다.


지금 돌아보니 난 도망갔다.

그 당시에는 정말 합리적이고 나 스스로가 이것저것 냉철히 따져보며 효율적인 선택을 한다는 결심으로 자진 퇴사를 했다. "이 회사가 저와 맞지 않는 듯해요. 팀장님 죄송합니다." 라며..



프리랜서 6개월

광고대행사 6개월

사실 스스로가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라서 눈앞에 있는 일들을 열심히 경험하고 쌓아가고 있었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입사했던 터라 무계획으로 패기 넘치게 퇴사를 하기는 했지만 당장 돈벌이를 찾느라 정말 미친 듯이 하고 싶은 분야와 조금이라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들을 닥치는 대로 해왔다.


광고주의 입장을 명확히 이해하다.

원했던 건 아니지만, 어설프게 애매하게 그래도 '마케팅'이라는 단어와 가깝게 살았다고 판단했기에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대표님이 다시 리브랜딩을 할 건데 함께 하자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새로운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프리랜서는 2달-3달치의 수익을 한 번에 벌어도 정말 갑자기 다음 달 수익이 0원이 되는 불안감을 도저히 정신적으로 견디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패션 / 뷰티 / 라이프 굿즈 등 커머스 관련 기업들은 가리지 않고 어떤 마케팅을 할 수 있는지 콘텐츠도 기획하고 광고 상품도 기획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광고주를 영업하는 일까지 진행하는 광고 AE 업무를 맡았다.


패기롭게 다니던 퇴사를 결정한 회사에서는 '광고주' 입장으로만 일하다가 정작 광고주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그동안 첫 회사에서 근거 없이 자신감 넘치고 마케팅을 했다고 떠들던 나의 모습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스쳐 지나갔다. 앱 기반의 회사였고, 그런 서비스에서는 예산을 활용할 때 아웃풋이 신규회원수나 그만큼의 방문자수를 끌어내야 하는 본질 조차 모른채.. 멋진 제휴 오프라인 행사를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혼자서 착각과 망상에 빠져 살았던 거다.



나의 멘토에게 카톡이 왔다.

6개월 정도 운영하던 광고대행사가 수익성이 불안정해지고 당장 다음 달 월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 정도로 안 좋은 상황이 찾아왔다. 때문에 나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힘든 심정을 한껏 표현한 한 문장이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회사가 나와 맞지 않다며 멋지게 퇴사했던 내가 창피하고 나에게 성과가 아닌 경험의 기회를 주셨던 이전 직장의 팀장님이라는 존재에게 부끄러움이 더 커졌으며.. 먼저 연락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누가 힘들게 하나?"라는

갑자기 찾아온 카톡 한마디..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팀장님과 약 1년 만에 다시 만나서 저녁 식사를 했고 그 당시 내가 퇴사한 회사는 TV CF를 준비하고 있던 찰나에 내가 발로 뛰며 경험했던 대행사 경험과 그래도 마케팅 분야 중 열심히 테스트하며 쌓아오던 인플루언서 활용 분야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반성을 하고 싶었다.

농담 반 진담 반 다시 입사를 하자는 이야기가 오가다가 1년을 돌아보며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이 회사가 스타트업이어서 급여가 적으면 적은 만큼 알바를 해서라도 생계를 채우고 나는 내가 착각했던 "열심히"와 "잘"의 기준을 회사에 맞춰보고 싶어 졌다.


광고대행사에서 벌던 수익에 3분의 2 정도로 낮은 급여로 재입사를 했지만, 목표가 뚜렷했다. 돌아보니 나에게 큰 경험의 기회를 줬고 다시 나를 찾아준 팀장님께 꼭 필요한 'key man'이 되어보고 싶었고, 회사에서도 명확히 성과의 가치가 있는 나만의 포지션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사회생활 2년 만에 엑셀 공부부터..

참 신기하게도 다시 돌아갔을 때 나는 거의 1달 동안 회사 소개서부터 회사의 여러 부서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공부하는 데에 엄청 많은 시간을 쏟았고, 부끄럽지만 내가 가장 못한다고 생각했던 엑셀 활용과 PPT 작업을 부서 내 파트장님들께 고개 숙여 부탁드리면서 배우고 또 배우고 연습을 꾸준히 했다.


사실 17년도에 했던 업무와 비슷한 방식으로 업무들을 다시 하고 있었지만, 명확한 차이가 있었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내가 선택한 어떠한 업무가 서비스에 무슨 도움을 주는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끝없이 제안하고 설득하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마케팅은 결국 예산을 활용해야 하고 그 예산을 사용한 히스토리가 그만한 가치로 납득이 되어야 의미가 생긴 다는 걸 퇴사를 하고.. 광고대행사에서 발로 뛰며.. 다른 회사들의 돈을 조심히 소중히 써보면서 깨달았다..


결론은 부끄러워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그런 기회를 주셨던 대표님과 팀장님께 부끄러움에 대한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성실히.. 여러 프로젝트를 도전하고 시도하며 그래도 회사의 마케팅 활동 이력 중 인스타그램에 글로벌 성공사례를 남기는 마케터로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실무자로 함께 남기게 되었다.



이후에 내가 존경하던 나의 팀 리더이자 멘토는 퇴사를 하셨고, 그분이 떠난 뒤 나 또한 그분을 보며 마케팅을 열심히 공부하던 터라 방황을 심하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게 기회를 주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준 회사에서 그분이 이룬 만큼의 히스토리를 남기는 게 단순히 회사를 옮겨 따라가는 것보다 더 본질적으로 배운 만큼 성장하는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지금은 17년도에는 도망갔던 회사에서 신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회사에 제안하여 새로운 나의 팀원들과 함께  회사를 위한 그리고 나를 위한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퇴사 회사가 나에게 반성을 선물해줬고, 지금은 도전의 기회를 줬다.


회사에서 주는 월급에 불만을 갖기 이전에

회사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한 의심을 하기 이전에

나 스스로가 그만한 실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냉정히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이 글을 끝으로 꼭 전하고 싶다.


성과의 노예가 되기를 권하고 싶은 건 절대 아니지만, 회사라는 단체 조직이 내가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급여를 주는 만큼은 '착각'이 아닌, 명확하고 회사에서 필요한 결과로 보답을 하고 있는지 내가 입사할 때 약속했던 '열심히'와 '잘'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가 끝없이 의심하고 평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타인에게 피해를 

잘못된 자신감은 인과 "" 모두에게 피해를 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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