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드로잉#2 _ 두 사람의 대답
나른한 오후 3시,
지하철 역사 안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기분 좋게 술에 취해 있었다.
취기에 흥겨워 노래를 부르는 할아버지 앞을
한 여학생이 지나간다.
"어이~학생, 미안해~ 내가 술 한잔 했어~"
여학생, 새초롬한 표정으로 정면을 꼿꼿이 응시한 채,
총총걸음으로 할아버지를 지나쳤다.
취기에 여전히 노래를 부르는 할아버지 앞을
청소부 아주머니가 빗자루를 들고 지나간다.
"아줌마~ 미안해~ 내가 술 한잔 했어~"
청소부 아줌마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네에~ 자알~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