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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Sep 08. 2021

그림 속 젊은 남녀의 사연

#모닝그림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날, 

마음의 비타민D을 찾으며 펼쳐본 

햇빛 반짝이는 그림!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물랭 드 라 갈레트는

몽마르트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유원지, 핫플이었지요.


춤, 웃음, 대화, 친구, 사랑...

찬란한 오후 햇살 아래서 젊은 남녀가

축제같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들은 마스크도 쓰고 있지 않네요 부럽.)


하지만 이 그림에는

젊은이들의 안쓰러운 이야기 또한

담겨있습니다.


그림 속의 미소 짓는 이들의 일상은,

그림과는 달랐습니다.




그림에 등장하는 이들은,

르누아르의 친구이거나

적은 돈을 주고 고용한

소녀 모델들이었습니다.


모두 십대 후반으로

몽마르트에서 어렵게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지요.


19세기 파리는

급격한 산업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많은 소녀들은 일자리를 찾아

시골에서 파리로 모이고 모이고.

(한국의 70년대 봉제공장의 여성들이 떠오르네요)


소녀들은 생계를 위해 바느질을 하고,

어떤 이들은 몸을 팔아야 했습니다.

도시에서 기댈 곳은,

남루한 환경 뿐이었지요.

(그림 왼쪽의 춤추는 마고란 여인은,

2년 후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르누아르 또한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무명의 화가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르누아르는 그림에

이러한 현실을 담지 않았습니다.

그가 믿는 진실을 그렸습니다.


찰나 같아서,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인생의 찬란한 순간을.




1차 세계대전 중에도,

류마티즘으로 손가락 관절이

마비된 노년기에도,

르누아르가 믿는 진실을

그려냈습니다.


영원할 것 같지만

사라지는 고통 대신,


찰나 같지만

영원히 마음에 남는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

_오귀스트 르누아르


#프랑스화가 #인상주의 #르누아르

#참고책_예술역사를만들다_전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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