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6일 글쓰기 모임에 합류하면서 내게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
왜 글을 쓰려고 하는지를.
여전히 글을 처음 쓴 22년 10월 늦가을 밤을 잊을 수가 없다.
시간을 거슬러 글을 써야 할 때 마침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 안에서도 소용돌이치며 싸우느라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하얀 종이 한 장과 연필을 집어 들었다. 새벽 3시 칠흑같이 어두운 방 스탠드 불빛에 의지하며 수도꼭지를 꼭 잠그지 않아 물이 똑똑 떨어지듯 하얀 종이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화장지로 닦아가며 써 내려갔다. 말이 되든 안 되든.
마지막 문장까지 쓰고 마침표를 찍을 때쯤 소용돌이가 잠잠해졌고 수도꼭지도 꼭 잠겨있었다.
고요함만이 남아 있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겼고 묻혀있던 내 존재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안녕? 인사하듯.
뭣도 아니지만 글을 한 번 써야겠다는 마음 먹은 건 이때부터였다.
매일도 아니고 잘 쓰는 것도 아니지만, 바람처럼 사라져 가는 시간 속에서 한 장면만이라도 내 마음에 들어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사유하고 몇 자 적어 보는 것으로.
그랬을 때 자신을 대하는 태도, 타인 이해를 넘어 사소한 것들이 그저 사소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고, 작은 것의 의미는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또 다른 의미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글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나고.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라이트라이팅 #라라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