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고 또 오월이 오고
향기 진한 들장미가 필 때면
나는 매번 피를 흘린다
푸른 가시에 손을 찔려
고귀한 것들에는 가시가 있다
아무리 타협하고 사는 세상이라 해도
이것만큼은 절대 굽힐 수 없어,
이것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어,
영혼의 가시를 단호히 두른 자
고귀한 사람에게는 가시가 있다
가시를 품어 고독한 자여
푸른 가시로 속 아픈 자여
피 흘린 것들만이 진실한 것이니
상처 난 사랑만이 생생한 것이니
핏빛으로 피어 오는
오월,
장미,
푸른 가시
붉은 사랑
박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