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어째서 또 홀로되려 했던 것일까.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을 동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따금씩 그런 충동에 시달리고 마는 것일까.
그런 날이 있다.
지금 존재하는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단 혼자로써 스스로를 세상에 내던지고 싶은 날이.
요즈음의 인간관계는 만족스러웠고, 일상도 괜찮았다.
극도의 행복은 아니라도 가끔씩의 웃음과 유머, 진지한 생각들과 글쓰기, 독서.
그런데 어째서
또다시
새로운 세계로.
떠난 후에는 쉽게 느낄 수 있다. 예상할 수 없는 미래는 두렵고 잦은 우울에 시달리게 하며
결국 사람과의 연결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기분 좋은 생활의 근간은 ‘좋은 연결’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여전히 내 안의 어린아이가 살아있고 변치 않으리라는 것을.
인간은 껍데기만 성장한다.
상처받은 아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앞으로 계속 부지런히 해야 할 일은 그를 돌보는 것.
그 존재를 인정하고 자주 보러 올 것.
그는 쉽게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불안해하고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며
보듬어주는 대상이 없는 상태를 힘들어한다.
내가 할 수밖에. 지금, 여기에는 나밖에 없으니.
그리고 앞으로도.
바쁘게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 가려졌던 그 아이가 나를 불러내었나 보다.
부모가 아닌 미래의 나에게.
어느새 부쩍 커버린 나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