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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ind Craft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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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Apr 27. 2020

거의 다왔다고 느낄 때 집중한다

목표 도달을 위한 가속도의 법칙

오늘 부터는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드는 법, 생산적인 과업에 대한 몰입이 보다 쉬워지는 상황 만드는 법을 나눠보고자 한다. 몰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분 이상 초집중, 즉 하이퍼포커스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드는 법은 바로 이 하이퍼포커스를 쉽게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하이퍼 포커스를 쉽게 만드는 첫 번째 전략은 목표에 거의 다 왔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전략은 목표 가속화 가설에 근거한다[1]. 목표 가속화 가설이란 헐이라는 심리학자가 주창한 이론으로 목표가 가까워 질수록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이론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는 목표에 가까워 질수록 집중력이 향상된다. 두 번째는 목표에 집중력 향상의 결과로 과업의 질이 좋아지고, 실수가 줄어들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그 시간을 온전히 과업의 다음 단계를 위해 쓸 수 있기에 과업의 양을 증가시킨다.



목표 가속화 가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연구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2]. 바로 행동경제학, 소비자 행동, 마케팅 심리학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쿠폰 사용의 효과에 대한 것이다. 위 그림을 보면, 왼쪽에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쿠폰이 있다. 커피 10번을 먹으면, 한 번은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이다. 첫 방문 때 1번 칸에 도장이 찍히게 될 것이다. 오른쪽에서 익숙하지 않은 쿠폰이 있다. 일단 칸이 12개인데, 1번과 2번 칸에는 이미 도장이 찍혀 있다. 사실 먹지도 않았지만, 까페 사장님이 그냥 찍어둔 것이다. 까페 사장님이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지금부터 1달 간, 이 두 가지 종류의 쿠폰을 손님들에게 무작위로 나눠줄 것인데, 어느 쪽 쿠폰이 더 많이 회수될까?"


즉 어느 쪽에서 더 많이 사람이 공짜 커피를 먹을까? 사실 공짜 커피를 먹게 된다는 것은 까페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다. 그만큼 수익이 많이 났다는 것이니 말이다. 또 시장을 점유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손님들에게 두 가지 종류의 쿠폰을 무작위로 배부하기 시작했다. 물론 손님들 중에는 쿠폰이 두 종류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커플이 오면 같은 쿠폰을 주면서 눈치 못 채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달 후, 회수된 쿠폰을 확인해보았다. 어느 쿠폰을 받아 간 사람들이 더 많이 커피를 마셨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과연 어느 쪽이었을까? 왼쪽? 아니면 오른쪽? 정답은 오른쪽이다. 12칸에 미리 두 개의 도장을 찍어놓은 쿠폰이 2배 가까이 많이 회수가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잠시 수학의 비율 이야기를 해보겠다. 왼쪽 쿠폰부터 보자. 첫 방문에 아메리카노를 먹고 도장 하나를 받으면, 목표의 몇 퍼센트를 이룬 것인가? 10개 중에 하나 즉 10분의 1이니까. 10%를 이룬 것이 된다. 그런데 오른쪽 쿠폰을 보자. 똑같이 아메리카노 하나를 먹고 3번에 도장 하나를 받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목표의 몇 퍼센트를 이루게 되는가? 12분의 3, 즉 4분의 1을 이루게 됩니다. 무려 25%다! 사실 더 먹어야 하는 커피의 절대적인 개수는 9개로 똑같다. 그리나 우리 뇌는 상대평가 주의자이기에 절대적인 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비율을 고려한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사실 회수된 쿠폰들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쿠폰 도장에 커피를 구매한 날짜가 찍혀있어서 한 사람이 그 카페에 방문한 간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 아까 목표 가속화 가설을 떠올려보자. 과연 사람들이 10번에 가까워올수록 카페를 방문하는 간격이 짧아졌을까? 예상대로였다. 1번부터 5번이 찍힐 때까지는 3일에 한 번 정도 오던 사람들이 5번이 넘어서부터는 2일에 한 번 오다가 7번이 넘어서부터는 매일 왔다. 목표가 가까워 올수록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이다.


[1] Hull, C. L. (1932). The goal-gradient hypothesis and maze learning. Psychological Review, 39(1), 25-43.


[2] Kivetz, R., Urminsky, O., & Zheng, Y. (2006). The goal-gradient hypothesis resurrected: Purchase acceleration, illusionary goal progress, and customer retention.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3(1), 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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