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절실히 꿈꾸던 학창시절, 막연히 그려보던 상상이 현실이 된 오늘
일희일비
하루 동안에도 일희일비할 일이 참 많이 있다. 난 오늘도 일희일비했고 그런 나를 위로하듯이 집으로 가려고 주차장으로 나온 내 눈에 들어온 하늘 정확히 말하면 구름.
나의 기분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오묘한 색깔에 둥둥 떠있는 구름
내가 교사를 절실하게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 매일 머릿 속으로 그려보던 미래가 있다.
바로 오늘과 같았던 상상 속 미래, 나를 가르쳐주셨던 은사님과 함께하는 나의 교직 생활.
그 꿈이 오늘 실현되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상상에 의지하며 공부하던 고등학생이 이제는, 그 꿈을 이룬 교사가 되다니 참 감개무량하다. 역시 이루지 못하는 것은 없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하루.
내가 임용고시를 응시하던 3년 동안, 원하던 지역이 수학 과목 티오가 내내 0명이었음에도 간절히 해당 지역을 원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나의 학창시절 내 전부였던 나의 은사님들과 함께하는 교직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아쉬움은 너무나도 컸다.
주변 사람들은 어리석음이라 이야기하기도 했고, 도간 교류가 있다고도 이야기했지만 나의 근본적인 아쉬움을 달랠 길은 없었다. 나의 간절함 때문일까. 어찌됐든 나는 지금 내가 원하는 지역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고 내가 그만두지 않는 한 이 지역에서 교직 생활을 끝마쳐야한다.
연수에 참여해보면 비둘기집의 원리인지, 아니면 정말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와서인지 모르겠지만 꼭 나의 은사님이 한 분 이상은 계신다. 그래서 인사를 하기 바쁜 연수도 있고 간단히 인사 한 번으로 끝나는 연수도 있다. 이번에 신청하게 된 연수는 많은 경력과 활동을 하신 선생님들이 선발되는 연수였는데, 신청 서식을 받는 장학사님부터 나의 고등학교 시절 지리 선생님이셨다.
난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한 번 듣고, 보면 잘 잊지 않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상대방은 나를 기억 못하지만 나는 상대를 기억하는 경우가 아주 많이 있다. (대부분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지만.. 그래도 은사님들께서는 내 이름을 이야기하면 바로 알아보시면서 왜 이렇게 많이 변했냐고들 하신다.)
운좋게 선발이 되어 연수를 가보니 이번 연수에는 정말 나이 은사님들께서 대거 포진해계셨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선생님들이 대단한 능력자분들만 모였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대부분의 은사님들이 장학사가 되어계셨다. 내가 학창시절에도, 지금도 자부심을 가질만 했다.
자식이 아무리 커도 부모 눈에 자식은 애기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 말과 유사하게 은사님들 눈에는 내가 아무리 커도 아직 은사님을 마주했던 그 때 그 꼬맹이인 것 같았다. 연수 쉬는 시간 바쁘신 와중에도 내게 파이팅 외쳐주시면서 손을 힘차게 흔들어주시기도 하시고, 연수가 끝나고 돌아가서 꼭 챙겨먹으라며 먹을 것을 챙겨주셨다.
나를 둘러싼 모든 배경이 고등학교로 바뀌듯이 나의 이름을 외쳐주시면서 잘가~ 라고 인사해주셨다. 마치 내일 아침 교실에서 다시 만날 것만 같이.
선생님의 주변 지인 분께 자신의 제자라며 자랑스럽게 소개시켜주시기도 하시고 참 감개무량했다.
누군가가 날 소개할 때 부끄럽지 않을 만큼만 열심히 살아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은사님들 덕분에 잘 살아왔구나 라는 걸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날이었다.
수시와 수능을 앞두고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드러낼 수 없는 막연함이 머리와 마음 속에 가득차 있던 그 때
어디에서 읽을 내용 하나를 맹신하듯이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미래일기를 적기 시작하면 그 일기에 적힌 내용이 실제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간절하게,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면 내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불안함이 밀려올 때 나는 매번 생각했다.
같은 학교 혹은 어떤 연수 장소에서 은사님들과 서서 복작복작하게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추억하면서 깔깔 웃고 막 박수를 치면서 서로 즐거워하는 그런 모습을 말이다.
나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미래일기가, 내가 어디서 읽은 그 내용이 헛된 망상이나 말도 안되는 글은 아니였음을 나는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사범대학교를 가겠다는 나의 제자들이 항상 나에게 한 번쯤은 물어온다.
"사범대학교를 가도 괜찮을까요? 선생님이란 직업 어떠세요?"
사실 나는 한 치의 고민 없이 정말 너가 하고 싶은지를 물어본다. 왜 선생님이 하고 싶은지도 물어본다.
그리고 정말 선생이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주저없이 그럼 나는 해도 괜찮다고 본다 라고 말해준다.
나처럼 직업 만족도가 꽤나 높고 행복을 느끼는 교사도 존재하니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료 선생님들이나 내 주변의 분들은 만류하고 격정적으로 왜 굳이 사범대학교냐고 이야기를 하신다. (이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바이다.)
이 세상에 그래도 이러한 교사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돈이 가치관의 1순위가 아니라서 아이들이 좋아서 그 곁에 머무르고 싶고 은사님들이 너무 좋고 존경스러워서 그 길을 따라 걷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