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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May 28. 2024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이유

하소연과 넋두리는 이제 그만, 자기신뢰로 나아가기

나는 하소연 넋두리를 많이 한다. 매번 후회하면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싶어서이다. 실컷 했으면 시원해야 하는데 해놓고 후회한 이유는 또 그런 말을 한 내가 어떻게 보일지, 바보처럼 어리숙하게 보였을까봐 전전긍긍한다.


하소연 넋두리 내용은 대부분 내가 억울하다는 호소이다. 누군가 어떤 말과 행동으로 나를 자극했고 그것이 아주 부당하는 말이다. 그 누군가가 옳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서 다른 사람에게 계속 말한다.  또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은데 또 그럴 것 같아 불안하니 그 불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없어서 또 말로 떠드는 거다.


옳고 그름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기준을 세워서 바라보면 된다. 아마 나는 나의 판단과 기준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어떤 사안과 사람의 말을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화나게 만든 이들을 같이 응징해달라고, 그런 요구를 하는 내가 못나 보이지 않으려고 주관적인 근거들을 가져온다.




이랬든 저랬든 나는 못난 사람이다. 근본적으로 나는 나를 믿지 못한다. 이게 제일 큰 문제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준이 너무 높다. 스스로 다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놓고 누군가 특히 남편이 나를 향해 못한다고 하면 난리난다. 또 다른 이들에게도 이런 높은 기준을 들이댄다. 그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엄청 실망하고 상종 못할 인간처럼 취급한다.


비교도 많이 한다. 눈부신 성과와 성취를 보이는 사람에 비해 나는 너무 초라하고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처럼 노력하기 보다 그들의 열매에 집중하며 부러워한다. 나는 저렇게는 못할 꺼야라고 단정짓고 자포자기하며 나의 게으름을 합리화한다. 해봤자 안된다고.


근본적으로 패배주의 의식이 깔려 있다. 뼈 속 깊숙히. 내가 이룬 작은 성취를 성공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나 라는 존재를 너무 무시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책을 내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강사들처럼 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늘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위의 내용을 통해 보면, 결국 기준을 낮추고 비교하지 말아야 하며, 현실 가능한 목표를 두고 하나씩 성취하면서 자신감을 세워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들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나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 지금도 내 모습을 직면하고 형편없는 나를 들여다보는 순간이다. 또 넋두리 비슷한 글을 쓰고 있는 나.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안하려는 나. 형편없어도 나는 나 인데 어쩌겠냐고, 이런 나를 보듬어보겠다고 다짐하는 나.


또 잘 하고 있는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 크로스핏 운동을 빠지지 않고 잘 다니고 있는 나. 잠자고 있는 블로그와 브런치를 다시 살려서 끄적이고 있는 나. 여러 책모임을 감당하려고 애쓰는 나. 6월부터 바쁠 예정이어서 참여하고 싶은 책모임 신청을 과감히 포기하고 있는 나. 잘 하고 있다.


실패하는 나를 받아들이고 성공하는 나를 칭찬하는 것. 자기존중, 자기 신뢰의 시작이다. 나에게 필요한 처방전이다. 내가 스스로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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