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독서공동체, 그 꿈에 동참하며

책, 이게 뭐라고/장강명/에세이/아르테/2020

by 책선비

소설가 장강명 책은 여러 권 읽었다. 소설과 르포, 에세이 등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논리적며 명확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사회적인 내용과 진지한 고찰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나와는 정반대의 성향의 사람이여서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는 건 아닌데, 그의 글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키워주워 주었다. 결이 다른 신혼 생활을 다룬 에세이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 태도가 그대로 나온다. 결혼과 가족 관계에 대해 솔직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정갈한 문장으로 조목조목 그려낸다. <책, 이게 뭐라고> 역시 비슷한 결이다.


‘쓰고 읽는 인간’ 인 저자는 팟캐스트 진행자가 되면서 ‘말하고 듣는’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쓰고 읽는 인간'에 대한 다층적인 분석과 순수한 독서 공동체에 대한 이상에 대해 논리적이고 설득력있게 말하고 있다. 나도 같이 소망하게 되었다. 자신이 만났던 인상적인 저자와 책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역시 장강명 스타일로 분석하고 표현하고 있다. 에세이는 역시 저자의 개성이 가득 드러나는 책이다.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꼬리를 물고 물어 답을 찾아가며 근거와 예를 서술하는 방식은 감정적인 공감보다 이성적인 동의로 이어진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공감보다 동의가 가득한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책과 소설가 장강명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책으로 공감을 얻거나 감정적인 해소를 더 선호하는 사람보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글을 선호하는 이들은 무조건 읽었으면 좋겠다. 왜 책을 읽고 써야할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논리가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 나는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포털 뉴스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판,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단행본으로 만들어 이야기하는 사회. 정치와 교육 아래 사유가 있는 사회. 책이 명품도 팬시상품도 아닌 곳. 아직은 엉성한 공상이고, 현실성에 대해서는 차마 말을 꺼내기도 부끄럽다. 다만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저자가 훨씬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중략)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독서 토론도 많이 열려야 한다. ‘전문가’의 고전 강독을 듣는 모임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을 다룬 책을 매개로 참가자들의 자신의 내면을 여는 자리여야 한다.(중략) 나이나 재산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같은 동네 이웃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열흘이나 보름에 한 번씩 모여 책을 놓고 자기 생각과 경험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듣는 공간. 책을 읽고 의견을 차분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독거노인도, 미혼모도, 외국인 노동자도 모두 환영받는 자리. 그렇게 지역과 지식이 결합하는 세상. 아직은 그냥 꿈이다.”(100-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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