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식증
2025년 4월 24일
모처럼 일찍 눈을 뜬 아침, 투 스텝으로 달려가
맥모닝을 먹고 산부인과에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너무 신났다.
몇 달 전부터 심해진 생리통이 해도 해도 너무 해서
온종일 약을 먹어도 도무지 통증이 줄지 않았다.
타이레놀 하루 권장량인 8알을 훌쩍 넘겨가면서까지
무리해서 약을 먹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심한 생리통을 달고 살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초음파를 하는 김에 자궁경부암 검사, 유방암 검사도 해치웠다.
초음파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 의사 선생님 표정이 심각했다.
"지금 자궁 내막이 많이 두꺼워요. 이걸 긁어내는 수술을 해야 해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만 쉬는데 그 수술을 오늘 당장 할 수 있어요?"
"아침 식사하셨어요?"
"네.. 저 맥모닝 먹었어요."
"아 그럼 안 되는데."
맥모닝 맛있지 작게 중얼거리는 선생님이 재밌어서 따라 웃었다.
다음 주 수요일에 다시 와도 되냐고 물었더니
정신 차리라며 당장 내일 아침에 해야 된다고 하셨다.
정상적인 자궁 내막 두께가 17-21mm인데(생리 중일 시)
지금 내 자궁 내막은 31mm라고 했다.
어떻게 여태까지 참고 있었냐며 오늘 금식하고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다음날 아침 병원에 갔다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취 준비를 하면서
덜컥 겁이 났다
위내시경도 비수면으로 하는 내가 이렇게 갑자기
수면마취를 해도 되는 걸까
"저 혹시 수면마취 안 하고 할 수도 있어요?"
얼빠진 질문을 했다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죽어요."
잠들었다 깨어보니 수술은 끝나있었고,
회복실에서 시간을 보낸 후 집으로 혼자 걸어왔다.
나흘 뒤 병원에서 문자가 왔다.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 정상입니다.
선생님의 심각한 얼굴에 겁이 났는데
정상이라니 다행이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카페로 출근했다.
평상시처럼 일을 했고 몸이 조금 피곤했지만
수술 때문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일주일 뒤,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 금요일에 아산 병원 갈 시간 있어요?"
"네? 무슨 일이에요?"
"전화로는 말할 수 없어요."
다리를 후들후들 떨며 병원으로 갔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500m 남짓인데
가는 길이 오들오들 떨려 세상이 바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았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났다.
자궁내막암이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