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찾기 어려운 것 중 하나는 김밥용 햄이다. 보통 김밥을 쌀 때 스팸을 넣어 만들곤 했는데 이번에 한국에서 주부 9단 김밥용 햄을 가져왔다. 간장에 절인 우엉도 사 왔다.
이까짓게 뭐라고 뿌듯해서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자랑도 했다. “나 지금 김밥 만들건데 다 만들어서 너네 집으로 보낼게. 조금만 기다려.”
친구 집에 보낼 도시락을 다 싸고 남은 꼬다리를 모아 접시에 담았다.
김밥 꼬다리는 소풍 도시락에 들어갈 수 없다. 단정치 못한 꼬다리의 생김새가 네모반듯한 도시락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꼬다리가 좋다. 들쑥날쑥 제멋대로인 꼬다리를 좋아해. 네모반듯하게 정해진 세상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런 너도 좋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