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터디 장소로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비어있는 자리가 없는 만원 버스였다. 버스가 멈추고 할아버지 한 분이 탑승하셨다. 걸음이 불편하신지 버스에 오르는 데에 5초, 올라타서 카드 찾는데 5초, 카드 찍기까지 5초가 걸렸다. 버스기사님은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아마 승객들 모두 할아버지를 주시했던 것 같다. 시간이 멈춘 듯 느린 슬로모션 같은 장면이었다. 할아버지가 자리를 찾아 움직이자 앞에 나란히 앉아있던 청년 둘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중 몸집이 있던 친구가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했다. 할아버지는 멋쩍은 듯 괜찮다고 하시며 손사래 치셨다. “할아버지 앉으세요.” 기사님의 말에 할아버지는 느릿느릿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시고, 버스는 출발했다.
내리쬐는 햇볕을 손으로 가리고 있자니 세상이 한 뼘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래 버스에서 자주 울컥했다. 세상은 왜 이렇게 비정한 건지 한탄할 때마다 이런 따뜻한 배려의 정을 버스에서 느낀다. 삶은 살만하구나, 무심하게 딱딱한 겉과 다르게 얼굴 속은 온기가 가득하구나. ‘내가 생각을 바꿔야지’ 하며, 손에 담긴 온기를 가슴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