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쪼록 잘 사는 일이란 마음이 머물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순간의 시간을 온전히 할애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이라면 될 수 있는 한 '잘 대접해서' 보내주고 싶다. [소란]中
재킷을 걸치고 러닝화를 잘 묶어 매고 집을 나선다. 가까운 공원으로 걸어갔다. 제법 시원한 바람이 맥주처럼 청량감을 선사했다. 사면이 갇힌 답답한 마음이 뻥 뚫렸다. 이래서 걷는 걸 좋아한다. 당장 내일 스터디 준비 마무리도 해야 하지만 걷는 동안은 온전히 내 시간이다. 생각에도 스위치가 있다면, 당위성이 가득한 ‘할 일 생각 스위치’는 꺼졌을 것이다. 잠시 시스템 종료. 눈 앞에 보이는 팝콘 같은 꽃잎들과 살랑살랑 바람만을 간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잘 대접해서' 보내주도록.
달이 비추는 게
네가 날 쳐다보는 것 같았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감싸 안아주듯 포근했다
날이 좋아서, 그냥
BGM [고갱-midnight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