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따뜻한 불꽃 소예
Dec 02. 2024
여유가 있는 삶
새로움을 위한 틈- 짜증 대신 사랑과 이해
아이의 생일이 왔다. 아이와 나는 각자의 루틴을 벗어나 오랜만에 휴가를 즐겼다.
아이는 체험학습으로, 나는 연차로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아침에 학교로, 일터로 나가지 않기에 서로 짜증 내고 서두르는 법도 없다. 나는 늦게 일어나 미역국을 끓이고, 잡채를 만들었다. 남편도 늦게 일어나 우리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이토록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다니, 아들아 태어나 줘서 고마워~
여유가 있다는 건 이토록 좋은 것이다. 서로 서두르며 짜증 낼 일도 없고 화를 낼 일도 없다. 나는 바쁠 때면 짜증이 올라오고 아이에게 종종 비난하는 말투로 공격을 하기도 한다. 그럼 아이는 더 큰 반항심으로 나에게 대응한다. 결국엔 서로에 대한 적대심만 커져간다.
여유: 물리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소시민으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나에게, 이런 여유의 태도를 유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일상이 바쁘고 사람들에게 치이기에 단 한치의 여유, 틈이 생기질 않는다. 그래서 때론 아이에게 극단의 효율성을 요구하고, 그 나이에 맞지 않는 수준의 완벽함을 강요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모두 파국일 거 같다.
그래서, 아이의 생일날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축하하기로 했다.
오늘 하루는 온 마음을 다해 너를, 너의 탄생을 축하한다.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그게 인생이니 말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신나게 즐기자.
결국 이 여유는 우리 모두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리 서두르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게 삶이라고 말이다. 멈춰서 돌아봐야 남도 보이고, 그리 남에게 뾰족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내가 재단하고 분류한 어떤 생각 역시 틀렸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니, 참 여유는 좋은 것이다.
고마워 아들아 태어나 줘서, 너 덕분에 엄마도 하루하루 배운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