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쯤은]
"오스트라바는 베트남 음식 천국?"
Czech Language and Culture 라는 꿀같은 수업을 들을 때
처음 오스트라바에서 베트남 음식을 접했다.
버디가 오스트라바에는 베트남 음식이 참 맛있다고 말하긴 했는데, 그게 사실일줄 몰랐다.
쌀국수, 볶음밥 둘 다 너무 맛있고 양도 많아서 행복했다.
특히, 느끼한 유럽음식에 질린 우리는 정말 너무 행복했다.
오스트라바 교환학생들 중에서 베트남 음식 안먹어 본 사람 없기를 바란다...
수업이 끝나고, 기숙사에서 저녁을 준비하다가 밖의 노을이 너무 이뻐서
밥은 뒷전으로 미루고 D랑 호다닥 뛰어나갔다.
진짜 살면서 하늘이 저렇게 붉고 보라색인건 처음봤다.
이때 처음 노을과 하늘에 관심이 생겼고, 이후 여행갈 때마다 노을 스팟을 찾아가게 되었다.
새삼 오스트라바의 노을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웰컴위크가 끝나고, 체코에서 본격적으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분명 내 담당교수가 "Czech for foreigner"라는 수업이 꿀이라고 추천해줬지만
이 수업은 나의 강의중에 가장 지옥같았던 강의였다.
일단 수업이 8시에 시작하는 것도 너무 끔찍했지만, 체코어가 너무 어려웠다.
같이 수업들은 전우들이 아니었다면, 바로 드랍했을 듯?
그래도 같이 강의들은 친구들이 너무 재밌어서 그냥 안고갔다.
체코어 수업 첫 시간에는 체코어 발음에 대해 3시간 동안 배웠는데,
목을 긁는 소리가 많아서 목이 너무 아팠다. 하하하.
웰컴위크에는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못갔지만, 체코어 수업이 끝나고
학교 건물 근처에 위치한 한인마트를 방문했다.
한인마트에서 수많은 영롱한 라면들이 나를 반기더라.
바로 사서 저녁으로 라면 끓여먹었다.
역시 진라면 매운맛이 진리지...
D랑 라면 끓여서 밥까지 말아서 끝내버리고,
2주동안 먹었던 체코 음식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기숙사는 세탁기와 건조대를 보증금과 기숙사 카드를 맡기고 대여하는 시스템이었다.
세탁기는 보증금(50코루나)만 맡기면 빌릴 수 있지만,
건조대가 기숙사 카드를 맡겨놔야 하기 때문에 한번 건조대를 빌리면
헬스장이나 다른 시설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너무 컸다.
그래서 우리는 건조대를 사러 포럼으로 향했다.
포럼은 진짜 심심할때마다 간 오스트라바의 종합쇼핑몰인데
시간 죽이기 너무 좋은 곳이다. (쇼핑하기에는 아비용이 더 좋긴 함!)
아무튼, 우리는 저녁에 충동적으로 포럼에 가서 건조대를 사왔다.
건조대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양인인 우리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오스트라바에는 동양인이 많이 살고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이걸 반겨야하는건지, 말아야하는건지. 아직까지 분간이 잘 안되던 시기였다.
수업을 본격적으로 듣던 2주차에, 교환학생들 사이에서
오스트라바에 존맛탱 감자튀김 가게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 이름은 "Faency Fries" !
나도 너무 가보고 싶어져서 J랑 수업이 끝나고 같이 다녀왔다.
소문대로 진짜 너무 맛있었다.
소스도 종류가 많아서, 오스트라바에서 사는 내내 다 먹어봤고
일주일에 적어도 1번은 먹었던 것 같다.
감자도 진짜 실하고 가격도 저정도에 2000원 정도라 매우 합리적이었다.
한국에 체인점 내줬으면 좋겠다. 영혼을 바칠 자신이 있어...
아니면 내가 체인점을 내는게 빠를수도...?
글을 쓰는 이순간, 너무나도 팬시프라이가 절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