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쯤은]
"2019.09.26.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여행은 계획했던 여행은 아니었다.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 돌아와보니, D가 다른 한국인 교환학생들과 밥을 먹으려 준비중이었다.
나도 엉겁결에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독일 옥토버페스트 축제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해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여행을 제안받게 되었고, 주말에 오스트리아로 가게 되었다.
나는 그들이 가고자하는 옥토버페스트 축제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축제를 가기위해 들린다는 잘츠부르크가 너무 가고싶었다.
때문에, D와 잘츠부르크를 여행하고 난 후, 나는 혼자 할슈타트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여행. 교환학생을 온 후 첫 여행이라 기대감에 가득차 있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6시 기차를 D와 타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했다.
우리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간 후, 기차를 갈아타서 잘츠부르크로 가는 루트였다.
하지만, 우리의 기차는 어김없이 연착이 됐고 (망할 체코철도청)
기차 플랫폼도 너무 헷갈리게 되어있어서 예약했던 잘츠부르크 기차를 놓쳤다.
이렇게 정신없는 상황에서, 사복경찰이라고 본인들을 칭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여권검사를 해야겠다고 하면서 우리의 여권을 보여달라고 강요했다.
이방인인 우리는 의심이 가지만 어쩔수없이 여권을 줬다.
그들이 여권을 갖고 도망가면 바로 달려가서 잡으려고 준비중이었는데,
다행히도 이상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멘탈은 바스락 부서지고 말았다.
기차도 놓치고, 여권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긴장도 하고...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잘츠부르크에 너무 가고싶었기 때문에
그냥 기차표를 다시 예약해서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출발한지 8시간만에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당일치기였던지라, 마음이 급했지만 차분하게 잘츠부르크 카드를 구매 한 후 시내로 나갔다.
역시 오스트라바와 비교도 안될만큼 잘츠부르크의 건물들은 멋있었다.
건물들을 좀 구경하다가, 우리는 배가 너무 고파서 점심을 먹으러갔다.
우리가 간 곳은 "버거리스타", 예지가 잘츠부르크에 여행을 간다니까 추천해준 곳이었다.
역시 얘는 맛잘알이다. 버거리스타의 버거는 너무너무 맛있었다.
비싸긴 했지만, 맛이 좋아서 용서...
우리는 10분만에 버거를 삭제시켜버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잘츠부르크를 갔을 때 비가 조금씩 내렸다.
비엔나는 맑아서 괜찮을 줄 알았지만, 잘츠부르크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는 흐려도 멋있었다.
잘츠부르크 곳곳은 내가 여태까지 느꼈던 유럽들과 다른 느낌을 줬다.
교환학생을 온 후, 처음으로 느껴보는 여행의 설렘이었다.
이 멋있는 잘츠부르크의 전경을 구경하기 위해, 호엔잘츠부르크 전망대로 향했다.
잘츠부르크 카드를 이용해 전망대에 무료로 입장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는 정말 아름다웠다.
같이 갔던 D와 감탄만 10분정도 한 것 같다.
이렇게 흐려도 멋있는데, 맑은 날씨에는 얼마나 더 멋있을까?
1시간 정도 전망대 이곳 저곳을 살펴본 후, 아우구스티너 양조장으로 이동했다.
모든 유럽 지역의 맥주를 먹어보자는 개인적인 목표와 더불어
양조장 맥주가 맛있다고 들어서 방문한 아우구스티너!
벽에 저렇게 빼곡하게 쌓여있는 맥주잔을 내가 먹고 싶은 양에 맞게 선택해서
흐르는 물에 씻은 후에 계산대에 가져가면 맥주를 가득 담아서 돌려준다!
맛은 도수가 엄청 강하게 느껴지는 맛?
담백하긴 한데 너무 썼다. 코젤이 그리워지는 맛.
맥주맛은 솔직히 별로였지만, 양조장을 가득히 채운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에서 여유롭게 맥주를 먹고 있었던 시간은 현실적이지 않았다.
분위기도 좋았고, 가격도 나름 괜찮은 편이라
잘츠부르크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현실적인 여유로움과 그 분위기를 꼭 느껴보기를.
양조장에서 맥주를 먹고 난 후, 기차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잘츠부르크를 걸으면서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기차역으로 돌아가다가 '미라벨 정원'이라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유명한 곳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몰려들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아서 비를 맞으면서 인증샷을 남겼다.
사실 나는 저 영화를 보지 않아서 그렇게 흥미로운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발견하니 저절로 눈이 갈수밖에 없더라.
왜 많은 영화들이 유럽에 와서 장면을 담아가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잘츠부르크를 당일치기로 떠나야 하다니...
그렇게, 아쉬움이 가득한 상태로 D와 나는 빈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