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쯤은]
"2019.09.27. 할슈타트"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돌아온 후, 곧장 예약했던 에어비앤비로 향했다.
3명이서 예약한 방이었는데 6명은 잘 수 있을만큼의 크기였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서브웨이로 대충 해결한 후 바로 잠에 들었다.
새벽부터 달려서 그런지 누운지 1분만에 잠들었다.
자고 일어난 후, 할슈타트 당일치기를 하기 위해 새벽 5시 50분에 길을 나섰다.
빈의 새벽은 고요했다. 중앙역에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유럽에서 혼자가는 여행은 처음이라 긴장을 좀 했지만,
실수하지 않고 6시 50분에 기차에 올랐다.
1시간 정도 달렸을까? 내가 탄 기차는 오스트리아 Linz역에서 정차했다.
할슈타트를 가려면 이곳에서 한번 경유를 해야하는데,
다음 기차의 시간까지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들어본적도 없는 곳인 Linz를 가볍게 산책해보기로 했다.
비가 조금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작은 도시라고 들었는데, 체코의 소도시들 보다는 훨씬 발전되있는 것 같았다,
좀 더 현대적이랄까...? 길거리 곳곳에 있던 태양광판이 눈에 띄던 도시였다.
가볍게 산책을 한 후, 할슈타트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환승한 열차는 OBB가 운행하는 열차였다.
좌석도 깔끔하고 화장실도 좋고, 승무원도 친절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안좋은 기억이 더 많지만 OBB기차는 확실히 좋았다.역시 비싼 값을 하는구나...
할슈타트로 가는 2시간 동안 아주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출발한지 4시간 30분만에 드디어 할슈타트역에 도착했다.
할슈타트로 들어가려면 페리를 타야하는데 가격이 6~8유로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나는 이 짧은 시간동안에도 배멀미를 했다...
10분타는 것도 힘든데, 나는 어떻게 베네치아에서 죽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을까?
아무튼 페리를 타고 할슈타트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할슈타트는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상당히 다른 인상이었다.
진짜 동화속에 나오는 도시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아기자기한데 또 이쁘고,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
옥토버페스트를 포기한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너무 오랫동안 공복이었어서, 아무 식당에나 앉아서 밥을 시켰다.
쌀이 너무 먹고 싶어서 볶음밥이라고 써있는 걸 시켰는데 야채볶음밥(feat 완두콩)이었다...?
뭐 어떻게해, 일단 먹어야지...
대충 5분만에 다 먹고 허겁지겁 자리를 떴다. 저게 12유로라니... 기가 찬다.
다른 할슈타트의 식당도 전반적으로 다 맛이 없고 양도 적다고 알고 있으니
할슈타트의 미식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하다.
밥이 별로여서 기분이 상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분은 최상이었다.
전날 잘츠부르크가 너무 흐렸어서 걱정했는데, 할슈타트는 강렬한 햇빛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중요한건 날씨라는 걸 교환학생 기간동안 다시 실감했는데,
할슈타트에서 이를 가장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생각없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다니..
할슈타트 여행은 그렇게 많은 걸 계획하지는 않았다.
당일치기이기도 하고, 도시 자체가 워낙 작아서 볼게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망대 만큼은 무조건 가고자 마음을 먹었어서 할슈타트 스카이워크로 향했다.
나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갔는데, 편도 10유로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드럽게 비싸다)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모습도 아름다워서 너무 좋았다.
전망대 부근에 도착해서 바라본 할슈타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공기도 좋았고, 탁트인 자연을 바라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현실감이 없었다는게 더 맞는 것 같다.
그저 감탄만하며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었던 것 같다.
아무 걱정이 없이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전망대 인증샷 찍는 곳에서 사진도 찍었다.
많은 사람들은 다시 페니쿨라를 타고 내려갔지만, 나는 갑자기 걸어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표지판을 보고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면서 전망대와 다른 더 이쁜 할슈타트를 만날 수 있었다.
밑에서부터 하이킹을 하면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만나 대화도 많이 했다.
독일에서 온 친구, 홍콩에서 온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내려갔다.
만약 당신이 할슈타트 전망대에 가게 된다면, 걸어내려가는 걸 150% 추천한다.
분명 더 아름다운 할슈타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전망대에서 내려온 후, 기차를 타기위해 페리를 타고 다시 건너왔다.
기차시간에 맞는 페리를 타려면 1시간 일찍 나왔어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기다리던 기차가 도착하고 4시간 30분동안 기절한 듯 잠을 잤다.
빈 중앙역에 도착해 일행들과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고 숙소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빈을 여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간단히 서로 가고 싶은 장소들을 공유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도 좋은 곳이길 바라며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