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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구 Dec 04. 2015

타이포그래피 용어-2

2. 타이포그래피의 관상


사람은 늘 불안하다. 미래에 닥쳐올 문제를 미리 예측하려고 한다. 가벼운 방법으로는 별자리, 타로카드 등이

있으며, 좀 더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관상과 사주팔자에 근거한 운세 풀이법 등이 있다. 나는 사실 

이런 형태의 예측법을 믿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관상은 어느 정도 믿는 편이다. 사람을 얼굴로 평가한다는 것이 위험한일인 줄은 알고 있지만 관상은 데이터 기반의 이론이라는 점에서 선택의 순간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글자에도 관상이 있다. 글자의 관상 역시 모든 순간에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서체 선택의

순간에 영향력을 발휘한다. 정보의 감성을 고전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고전의 상, 본문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모던의 상 등 글자꼴 역시 각자의 성격에 맞는 상이 있다. 물론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자꼴 역시 태어난 배경, 자라 온 환경 등 많은 요소에 영향을 받으며 관상과 다른 성격을  형성하기도 한다. 때문에 

고전의 상이 아님에도 고전적인 감성을 전달 하는 경우도 있으며, 모던의 상이지만 본문의 감성을 고전적으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각자의 글자꼴을 공부하기 전에 글자꼴의 관상을 통해 어느 정도 글자꼴의 

기준을 나눌 수 있다면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글자꼴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1. x hight와 글자꼴의 실루엣


관상은 이미지로 만나는 경험이다. 이미지는 실루엣으로 먼저 경험하게 된다. 글자꼴의 실루엣은

5개의 기준선에 따라 형성된다. 실루엣에 따라 가독성이 높아 지기도 하며 글자를 더 커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Base line라인과 x line은 글자꼴의 높이를 결정하는 x hight를 구성한다. x hight는 소문자의 

높이를 구성한다. 이 소문자의 높이는 글자꼴마다 다르며 이 높이에 따라 가독성, 서체의 색감 그리고 실루엣이

결정된다. 1557년, 피에르오뎅에 의해 처음으로 시작된 x hight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x hight가  높을수록 사람들은 쉽게 글을 읽을 수 있다. 때문에 작은 크기로 조판을 해도 x hight가 확보 된다면 가독성을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x hight를 너무 키운다면 오히려 실루엣이 직사각형화 되어 가독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x hight의 높이를 키워야 한다면 Ascender의 비율을 유지하고 Descender의 비율을 줄여서 단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2. 고전의 상과 모던의 상


x hight 등의 조절을 통해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자꼴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글자가 작아지면 가독성은 자연히 줄어든다. 이 부분은 Counter의 조절을 통해 보완된다. Counter는 글자꼴의 획으로 둘러쌓인 

음(陰)의 부분을 의미한다. Counter의 크기를 키워서 작은 글자를 커 보이게 만들기도 하며, 또한 Axis의 

기울기를 조절해서 가독성을 보완하기도 한다. Axis는 O와 같이 둥근 글자꼴의 가는 부분을 연결하는 축을 

의미한다. Axis는 Counter의 방향성을 형성하는데 방향성에 따라 가독성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Axis를 

활용한다면 정보의 분위기를 다르게  전달할 수도 있다. 펜글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글자꼴일수록 축이 기울어져 있어 좀 더 인본적이고 고전적인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으며 Axis의 기울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글자꼴을 사용한다면 현대적이고 모던한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


Axis뿐 만 아니라, Bowl과 Aperture 역시 고전적인 감성과 모던한 감성을 결정하는 요소다. 소문자

a, b, d, p, q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 막힌 곡선을 Bowl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소문자 a의 Bowl은 고전적인  

형태일수록 크기가 작고 납작하며, 낮게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고전적 양식의 소문자 g는 두개의 Bowl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을 Loop라고 하는데 이 Loop는 모던한 글자꼴  양식일수록 주로 열린 형태로  디자인되어있다. Aperture는 둥근모양활자의 열린 정도를 의미한다. Aperture는 고전적인

글자꼴일수록 넓으며, 모던한  글자꼴일수록 좁아드는 형태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소문자 e의 닫힌 부분을

의미하는 Eye는 고전적인 형태 일 수록 크기가 작고 높게 위치한다.





서체를 선택할 때 각자의 선택 단계가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2단계의 서체 선택과정이 있다.

첫 번째 기준은 가독성이며  그다음 단계는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의 감성을 고전과 모던함으로 구별하는

과정이다. 많은 서체 선택지 중에서 2단계의 기준을 거치면 선택지가 많이 좁혀지게 된다.  그다음부터는

좁혀진 서체 개개인의 글자꼴의 형태, 탄생 배경 등 심화 면접 단계를 거쳐 최종 선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글자꼴의 관상은 서체 선택의 순간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참고 자료


타이포그래피 천일야화 / 안그라픽스 / 원유홍, 서승연, 송명민

타이포그래피 교과서 / 안그라픽스 /  제임스 크레이그, 아이린 코롤 스칼라, 윌리엄 베빙튼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 / 세미콜론 /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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