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함으로 뭉친 장점 상승효과: 스탠리 X 서울 브루어리 성수
8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서울 브루어리 성수'에서 열린 스탠리 팝업에 다녀왔습니다. 다소 무지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저는 이번 팝업을 통해 '스탠리'라는 브랜드를 처음 인지하게 됐습니다. 뭐, 그래도 저 같은 사람도 결국엔 알게 됐으니 스탠리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팝업이지 않았을까요?
아무쪼록 스탠리도 몰랐던 제가 이번 팝업에 방문하게 된 계기는 '성수'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팝업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성수는 매일, 매주, 매달 새로운 스토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덕에 성수 한 곳만 가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죠.
반복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저는 그런 성수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루틴을 따라 성수에 간 것뿐이며, 방문하기 전의 검색으로 스탠리 팝업을 알게 된 거죠. 요즘에는 성수 팝업 일정을 모아놓은 계정도 많이 있어서 정보 찾기가 참 편리합니다.
저는 8월 27일, 팝업 마지막날의 첫 번째 손님이었습니다. 시작 시간인 11시에 딱 맞춰 도착했죠. 사실 처음에는 무척 어수선했습니다. 오픈 준비를 하느라가 아니라,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스태프)은 많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휑한 분위기. 그리고 은근하게 몰려오는 뻘쭘함. 정말 잠시뿐이었지만, 순간 아침 일찍 집을 나선 게 후회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감정은 안내를 받고 나서부터 완벽하게 사라졌습니다. 순서에 맞게 이벤트 내용과 게임을 설명해 주시는 것은 물론, 제가 어디에 있던 지나가다 저를 마주치면은 제가 서있는 곳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을 친절하게 소개해주곤 했습니다.
저의 다음 손님은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이를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얻게 되어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얻게 된 팝업이었습니다.
현장에는 '비어파인트퐁'과 '비어스테인 챌린지'라는 게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1) 비어파인트퐁
벽면에 있는 스탠리 텀블러 구조물의 입구에 에어볼을 넣는 게임으로, 스탠리 파인트의 넓은 주입구와 그로 인한 간편한 세척을 어필하고자 만든 콘텐츠라고 합니다. 에어볼이 얼마나 통통 잘 튀던지, 저는 6번의 기회를 얻고도 성공 횟수 0개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2) 비어스테인 챌린지
테이블에 놓인 12개의 비어스테인을 10초 안에 최대한 많이 드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 대해서는 설명을 못 들은 건지... 정확한 기획의도를 모릅니다. 그래도 나름 추측을 해보자면 '(실패 시) 보기와 다르게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이다 혹은 (성공 시) 보기와 다르게 무척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다'를 보여주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싶습니다.
두 개의 게임에서 모두 실패의 맛만 보게 되었지만, 단순히 제품을 앞에 두고 입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직접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보니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높아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기억에도 오래 남고 말이죠.
평일에는 서울 브루어리 성수에서 스탠리 텀블러에 맥주를 담아 판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주말에 간 바람에 스탠리 텀블러에 담긴 맥주 맛을 보진 못했지만, 맥주와 텀블러 모두 시원함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뒤론 온몸이 짜릿해졌던 기억은 있네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단순히 특징을 나열하거나 말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금방 까먹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스탠리 팝업은 스탠리 텀블러의 특징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도록 구현해 냈습니다. 더욱이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맥주 한 잔에 불쾌한 감정을 느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분명 긍정적인 경험으로까지 이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탠리 텀블러는 -> 시원해 -> 시원하면 -> 맥주'로 이어지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생각의 흐름이 좋았고, 스탠리 텀블러를 보자마자 특징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게끔 만든 공간 경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텀블러에 술을 담고 (몰래) 마시는 건 드라마에서나 볼 줄 알았지. 어떻게 텀블러의 기능 설명을 맥주에 빗대어 할 수 있었을까! 하곤 감탄스러웠습니다. 시원함으로 뭉친 장점 상승효과로 서로의 시장을 나누지 않으면서 윈윈 했던 성공적인 콜라보 팝업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