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것'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할 수 있는 것'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AI를 잘 다룰 수 있는 것과 AI가 조직 성과에 기여하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업에서 채용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수한 스펙, 전문적인 자격증, 탁월한 역량 보유자보다는,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나 '변화를 만들어 낸 실적'을 가진 사람을 더 중용합니다.
이 시대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able' 인재보다는 실제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enable' 인재를 원합니다.
'able'은 형용사입니다. '능력을 갖춘 상태'입니다. 흔히 말하는 스펙과 역량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갖추어 언제든 업무에 투입될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전통적인 인재 시장에서는 이런 'able'한 상태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몇 가지 검증된 스펙이나 경험 요소를 보유하고 있으면 '그 일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증명이 되는 시대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별로 통하지 않습니다. 증명도 안 되고 보장도 안 되니까요.
'enable'은 동사입니다. '가능하게 하다'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능력을 갖추는 것, 보유하고 있는 것을 넘어선 개념입니다.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원하는 것이 실제로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enable' 인재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해서 목표 달성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인재입니다.
스스로 역량을 갖추는 것(able)과 조직 내에서 실제 성과를 내도록 능력을 발현하고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enable)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래서 최근 채용 시장이 'enable' 인재에 열광하는 것입니다.
'enable' 인재는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팀원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조직의 시스템을 개선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합니다. 학습 능력과 적응력이 뛰어나고, 주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주도적인 인재입니다.
세상은 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 의해 바뀌지 않습니다. 실제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질문도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의 면접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면, 이제는 "당신은 무엇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까?"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어떤 Impact를 만들었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enable' 능력을 검증해야 합니다.
당연히 위와 같은 질문은 '나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내가 뭘 할 수 있다고만 말하진 않았나? 내 역량을 가지고 뭘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Enabler'인가?"
능력을 갖추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으로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 그런 다짐이 나를 한 발 더 나아가게 만들고, 내 주변을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
ⓒ 이재상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