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눈물도 빛나더라
나에겐 언니가 한 명 있다. 어느 날 그녀는 공부를 하겠다며 일을 그만두고 고시 공부를 시작을 했는데, 그 공부가 이제 2년 째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내게 2년은 참 긴 시간처럼 다가왔다.
잠깐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죽네 사네로 눈물을 흘려가며 버티다 결국 2년 정도 다니다 그만뒀고, 지금은 쉬면서 좋다고 시작한 일도 2년쯤 지나니 가끔 눈길도 주고 싶지 않아 손도 까딱 안 할 때가 있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2년 정도 사귀었을 때쯤, 권태기가 한번 왔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녀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그렇게 그녀가 2년간 모든 걸 스톱하고 공부에만 매진한 게 나는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내가 그렇게 좋다고 하던 일도 이 년 정도 되니깐 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어떻게 자기 목표 하나만을 생각하며 이 년간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옆에서 지켜봤을 때 가끔 평소보다 쉬는 시간이 더 길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노력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결코 한 번도 없었다.
참 대단하고 멋있고 신기했다. 나는 내 일에 저렇게 까지 열정적 인적이 있었는가? 과연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그냥 회사로 돌아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항상 도망치기 바쁜 나를 반성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시험이 삼일 정도 남겼을 때, 내 앞에서 무섭다고 힘들다고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자기가 한심하다고 펑펑 울었다.
불안, 초조, 좌절 복잡한 감정에서 나온 눈물이었다.
안쓰러웠고, 공감되었다. 그녀를 안아주며 괜찮다고 위로해줬는데, 사실 그녀에게 말 못 한 게 있다. 지금 여기서 살짝 얘기하자면 그날 그렇게 펑펑 흘리던 그녀의 눈물은 당당하고 힘 있고 빛이 났다. 그 무엇보다 에너지가 강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나도 모른다 그냥 그렇게 보였고 느껴졌을 뿐이다. 물론 이 얘긴 낯간지러워 말 못 했지만 언제 간 그녀가 상상하고 원하던 그런 날이 왔을 때 , 편한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아 그날 내가 본 눈물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다.
기억해라 자신이 한심하다고 펑펑 운 그날에도 너는 네가 흘린 눈물까지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