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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랑바람 Feb 23. 2022

열여섯 번째 도시락 보자기

고급진 양단 보자기

춥다.

부드럽고 따듯한 양단 보자기로 추위를 감싸 본다.


그녀와 나는 인스타 친구.

서로 좋아요를 누르진 않는다.

그녀가 먼저 팔로잉을 했고 그 후에 나도 했다.

부담스러울까 봐.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는 부자연스러움이 행여나 있을까 하여.

절대, 댓글, 좋아요는 하지 않았다.


아주  드물게. 그녀는 좋아요를 눌렀다.

그래서. 그녀가 나의 인스타에 다녀간다는 걸 잊고 있었다.


인스타에 올린 보자기를 그녀의 찐친이 보고 말했단다.

"좋아요. 눌러 드려"

"아냐. 괜찮아"


뭐야 뭐. 팔로우 숫자 미미하다고. 알찬 내 인스타를 동정하는 거야?


괜찮아는 뭐야.

뭐가 괜찮은 건데.


그녀는 브런치를 모른다.

그녀 스스로 브런치를 만나려면 몇 년 걸릴 테고.

브런치는 이렇게 쏟아내는 나만의 공간.



요플레 넣었어.


빼줘. 아니야. 지금 먹고 갈 거야.


이쁜 보자기 풀었다.

그리고. 대충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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