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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om Jul 15. 2021

1년 전 우리에게 상상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내 집이 생긴다는 것

2021년의 상반기가 모두 지나가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내 인생의 가장 길고 다사다난했던 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1년 전 우리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2020년 7월 15일.

1년 전 오늘 나는 경기도의 한 다세대주택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

경기도 끝에 있는 본가에서 가장 먼 경기도 끝으로 직장을 구하게 된 나는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다.

학생 때 용돈벌이 정도 하였고 그 동안 모아놓은 돈을 졸업 전 유럽여행으로 사용해버리면서 당장 집을 구할 수 있는 보증금이 없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큰 이모께서 도움을 주셔서 반전세로 작은 원룸을 구할 수 있었다.


월세는 내가 내기로 하였고 급한대로 옷만 가지고 와서 그날 매트리스 하나를 중고로 겨우 하나 샀다.

그 마저도 엄마가 사주시고 자질구레한 생활용품은 그 날 엄마와 마트에 가서 채워 넣었다.

엄마는 급작스럽게 독립을 하게 된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대략적인 정리가 끝나고 엄마와 동생이 올라가, 독립의 첫 날 밤을 보냈을 때.

묘한 기분이었다. 그 당시 나는 불면증에도 시달리고 있었어서 선잠을 잤던 것 같다.

작은 냉장고, 내 발 끝에 바로 보이는 싱크대, 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화장실까지.

그 곳이 나의 첫 독립 원룸이었다.




그 동네는 사실 내가 한 달 전부터 네이버 부동산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었던 곳이었다.

직장이 있는 곳은 경기도 주요 도시였기 때문에 웬만한 원룸 금액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가 비쌌다.

보증금도 없었던 나였기 때문에 신입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얼마정도인지를 확인하고 겨우 그 금액에 맞출 수 있을 만한 동네를 살펴보니 지하철로 20분 이상을 내려가야 찾을 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10분 이상을 걸어야 나오는 나의 빌라동네는 밤에는 어둡지만 바로 앞에 관공서 상권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도 많았고 혼자 살더라도 너무 무섭지 않은 그런 곳이었다. (물론 그래도 밤에는 무서웠다.)

그렇게 찾았던 그 동네에서 나는 열심히 계약금을 모아 바로 앞 골목의 조금 더 높은 층에 전세집을 구했다.

1년만에 전세집으로 이동하면서 더 빨리 돈을 모아 다음에는 투룸 전세로 이사할 계획을 세웠다.


매일 밤 나는 네이버 부동산을 켜두고 내가 이 속도로 돈을 모으면 모을 수 있는 돈과 현 전세금의 시세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 생각만 하면 나는 매일 새벽 2-3시까지 잠에 들 수 없었다.


내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전세금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가진 방법은 그것뿐이기에 열심히 개미처럼 돈만 모았다.

나는 고작 해야 안정형 펀드에 돈을 넣어서 은행 이자보다 조금 높은 이자로 돈을 모으고 있었다.

나는 리스크를 관리하기엔 종잣돈을 모으는 속도가 굉장히 더뎠기 때문에 악착같이 모으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매 달 내 월급의 70%를 저축했다.




그러다가 남편의 추천으로 투자공부를 하게 되면서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내가 모으는 돈이 있는 통장만 보았다면 이제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흘러가고 있는 돈을 보려고 한다.

작년에는 남편과 열심히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며 나름대로의 돈에 대한 개념을 공부했다.

그리고 발바닥에 불이 나게 돌아다니면서 우리 수입으로 가장 타격을 입지 않는 금액 내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자가에 살고 있다.

예쁜 우리집





그 짧은 사이에 많은 돈을 번 것이 아니다.

이 집은 사실 우리 집이 아니고 은행의 집이다.

우리의 수입은 여전히 작고 귀여우며, 우리의 생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시야가 넓어졌다.


이제는 은행에 돈을 납입하면서도 평생 이 돈을 언제 갚지 하는 슬프고 힘든 생각보다,

온전히 우리집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이자 이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돈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돈과 함께 사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느낌이다.

아직 우리는 이렇다 할 결과물이 있다거나 (은행의 집이 아닌 온전한 우리집 이나 투자 비용 같은..)

이렇다 할 베짱이 있지도 않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몸이 힘들고, 정신이 힘든 순간은 이제까지 많이 있었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이 생기겠지만

그런 날은 쉬거나, 혹은 이 악물고 하거나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지 그 노력만으로도 1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지금이 생기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노력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힘들 때는 남편이 지탱해주고 남편이 힘들 때는 내가 지탱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관계가 무엇인지

오늘도 열심히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들이 하나씩 현재를 채워서 미래에는 더 나은 현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인생의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힘든 길을 가면서도 매일 멘토가 되어 주는 남편에게 감사한 하루를,

나의 건강을 걱정해주고 늘 내 마음을 보살펴주는 엄마와 동생에게 감사한 하루를,

이전과 다르게 힘들다고 주저앉기 보다 해낼 수 있다고 되뇌이며 일어서려고 하는 나에게 감사한 하루를.


그렇게 매일 감사한 하루를 살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생각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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