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등원

13-14주/ 17.11.30

by 이준수

아빠 등원


건강검진 하느라고

공가내고 쉬는날엔

어린이집 봉고까지

아빠하고 걸어간다


둘이서만 집밖으로

외출하면 이상하게

개구쟁이 큰녀석이

말수적은 소녀된다


발걸음은 달래달래

목소리는 속삭속삭

웃을때는 봉실봉실

작은심장 달막달막


아기인줄 알았더니

여자아이 다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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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마음은 두 가지다. 빨리 힘든 시기가 지나가면 편해질 거라는 마음과 보드랍고 예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 내가 원한다고 해서 시간을 붙잡아둘 수도 없지만 나는 두 마음속에서 늘 헤맨다.


두 딸 탯줄을 모두 직접 잘랐다. 팔꿈치까지 오지도 않는 작은 핏덩이를 안아본 게 생생한데 큰 녀석은 벌써 유치원 가방을 메고, 치마를 입고, 유튜브를 본다. 내 허리 높이를 넘겨 자란 아이가 통통 걸어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노라면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이러다 교복을 입고, 어른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오고, 손주가 태어나는 거구나. 하면서 수십 년의 시간이 머릿속에서 흐른다. 책 사이사이 끼워 놓은 플래그 테이프처럼 오늘 이 순간이 마음에 박혔다. 저절로 말이 나왔다.


"연우야, 사랑해."


딸이 뒤돌아봤다. 머리에서 나는 보드라운 땀냄새, 말랑한 볼살, 따뜻한 숨결을 잊지 않으려 꼭 안아서 등원 차량에 태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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