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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JuDot Oct 11. 2024

시작이 반이다.

오빠 이런게 있어, 나도 할 수 있을거 같애.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둔 가정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한명도 아니고 두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맞벌이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 두 부부의 삶을 위해서 이제 막 육아로부터 자유로워진 부모님들을

다시 육아를 시작하게 만드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와이프와 나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서든 둘이 키워보자고 다짐을 했고,

결국, 와이프는 경단여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첫째때 까지는 어떻게든 둘이 번갈아가면서 회사 일도 하며 케어가 가능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출근은 내가,

퇴근은 와이프가 아들을 데리고 오면서 생활이 가능했지만,


연연생도 아닌 우리집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사를 오면서 와이프의 전 직장과도 거리가 너무 멀어진 문제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육아와 싸우고 있던 중.

뭐라도 해야 겠다고 둘이 공감하는 사이.


와이프가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오빠 이런게 있어, 나도 할 수 있을거 같애

라면서 보여준 것은


집에서 커팅기를 이용해서 '토퍼'를 만드는 일종의 부업 같은 사업이었다.


오 신기한데?

손재주라면 나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와이프가 못하면 내가 해보지라는 생각에서 조금 더 찾아보자!

라고 이야기를 했고,


더 서칭에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우리집의 운명(?)을 바꿔 놓은 영상 하나를 보게 된다.


바로 '디자인 다해'라는 분의

스티커, 굿즈 사업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었다.


영상을 통해서 굿즈 제작 업체인 '서블리원'을 처음 알게 됐다.

서블리원은 굿즈 제작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인데,

승화전사를 베이스로 머그컵, 에코백 등을 제작할 수 있는 기기와 부자재들을 판매하고 있다.


굿즈라는 사업 아이템과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의 종류.

그리고 포토샵을 못 사용하는 와이프를 위한 디자인 솔루션 제공까지.


이정도라면 와이프와 내가 함께 도전해봐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무언가 '시작해야'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에


와이프와 홍대의 서블리원 사무실에 방문 일정을 예약해 상담을 했다.



뭔가에 홀린듯.

서블리원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면서,


그래 시작해보자! 라는 마음은 커졌고,

사고는 쳐야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비교적 우리에게는 거금이었던 금액을 들여서 계약을 당일에 바로 진행했다.


이게 우리 집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이전에도 사업을 해보려고 도매매나 위탁몰에서 제품을 구매해서 판매해보는 걸 해보려고 했으나, 단가의 문제와 타 업체와 차별성을 내지 못하고 결국 지지부진 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집만 그럴까? 집을 분양받고 아이 둘을 키운다는 게.

일반적인 월급쟁이의 외벌이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가 우리 부부에게는 필요했고,

와이프의 '나도 해볼 수 있을거 같애'라는 말에 알아본 것들에서

기대 이상의 관심도와 가능성을 봤다.


물론, 이 때 더 자세히 알아보고 했으면 좋았을 법도 하지만

뭐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지지부진하게 나머지 기간들을 보낼게 분명했기에


때로는 과감하게 질러버렸다.

앞으로 이 지르고 난 다음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더 해보려고 한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이 계약을 하고 제대로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해 23년 10월부터이다.

나는 우리 제품들이 네이버에서 경쟁력을 만들기 힘들거라 판단해

'메타(인스타그램/페이스북)' 광고를 진행했고,

올해 1월부터 매출 - 원가 - 배송비 - 광고비를 제외하고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의 이야기를 꾸준히 해볼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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