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는 장소가 가진 특별함이 있다.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하는 감정의 집합소 같다. 반은 슬퍼하고 있고, 반은 설레어하고 있다. 살면서 유독 공항 갈 일이 많았던 나만 생각해봐도 그렇다.
고국 떠나는 감정
먹고 싶은것 보고 싶은 사람은 여기 다 있는데 나의 호기심 혹은 밖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떠난다. 내가 선택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은 나고, 떠나고서 내가 분명 한국을 그리워할 거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새로운 나라에 대한 감정
저 비행기에만 몸을 실으면 낯선 나라로 나를 옮겨주는 신기한 마법이 일어난다. 모든 게 낯선 곳에 떨어질 생각을 하면 설레다가도 내가 살던 환경과 같은 점은 하나 없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가며 잘 살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다.
보고 싶은 사람을 기다리는 감정
도착시간을 적어놓고, 수속은 얼마나 걸리겠지, 짐을 찾으면 얼마나 더 걸리겠지 하면서 귀국 장을 예의 주시한다.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걸려올 수 있는 연락에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핸드폰을 꼭 잡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오는 길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풀어 가면 금방 자연스러워지겠지 하며 머릿속에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그동안 많이 바뀌었을까, 아니면 내가 마지막에 봤던 모습 그대로일까 머릿속으로 상상해 본다.
보내기 싫은 사람을 보내야 하는 감정
가는 사람이 있으면 남는 사람도 있다. 가는 사람일 때는 몰랐던 남는 사람이 되었을 때에 감정이 있다. 텔레비전을 보면 좋아하는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가 헤어질 때가 되면 아이들은 영락없이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들은 반나절 혹은 고작 몇 시간 본 사람도 헤어질 때가 되면 세상이 떠나가라 운다. 어른이 되어서는 공항에서 그렇게 꺼이꺼이 울지는 못한다. 대신에 시간을 함께 보내줘서 고마웠다고 간 이후에도 같이 지냈던 즐거운 시간을 단 걸 먹고 싶을 때 꺼내먹는 초콜릿처럼 가끔씩 꺼내먹어 볼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