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출시된 휴대폰의 수요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
아이폰 SE병에 걸리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당시 사용하던 휴대폰은 아이폰 XS 였다. 최신형이었고 휴대폰을 추가적으로 구매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폰 SE를 갖고 싶다는 내 욕구로 인해 이미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 그 결과 취직을 하게 되면 업무용 휴대폰이 필요할 거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 덥석 구매해버렸다.
아이폰 SE의 출시일은 2016년 3월 31일이다. 동시대에 출시된 기기들은 아이폰 7과 갤럭시 s8 그리고 갤럭시 노트 FE이다. 아이폰 SE 2가 출시됐음에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 기계에 대한 수요가 대체 왜 있을까?
홈버튼에 대한 추억?
각진 디자인?
원형의 볼륨 키?
3.5파이 이어폰 잭?
상단에 위치한 홀드 버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직접 병에 걸려본 결과 아이폰 SE병의 발병 원인은 아마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디자인 그리고 필름 카메라가 다시 유행하듯 그 시절 아이폰의 카메라 감성 등 아이폰 SE는 단순한 기계를 넘어서서 오브제 역할을 하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몸속에 내장되어 있는 힙스터 정신이 몽글몽글 나오면서 아이폰 SE를 구매해야만 한다고 뇌를 망각시킨다.
5년이 지난 지금 최신 OS인 iOS15를 지원해준다는 것이 확정된 뉴스를 보고 1년 정도 더 사용할까 고민했지만 여러 복잡한 이유들로 인해 이제는 그만 놓아주려고 한다. 아이폰 SE병의 완치는 소유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기에 다른 아이폰 SE병에 걸린 사람 품에 안겨 잘 치료해주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