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왜 좋은지에 대한
20대의 생각

에세이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Yes. 20대니까

by leeconomy

영화 스물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좋을 때라 그러는데, 애매하게 뭐가 없어" - 김우빈
"20대가 좋을 때라고 하는데 피부가 좋다는 거야?" - 강하늘


사실 저의 20대는 정말, 너무 바빴고 재미없었고, 힘들었습니다. 남들 다 가보는 교환학생 한번 가본 적 없고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가본 적이 없습니다. 20대의 시작인 20살엔 재수를 했고, 21살엔 재수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다는 상실감에 빠져 학교를 재밌게 다녀본 기억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꼭 오늘은 놀다 오라 했을 만큼.

그리고 22 ~23엔 남들 다 가나는 군대를 갔습니다. 그리고 24~25.5살까지 공무원 준비를 했었습니다. 사실 공부는 군대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공무원 시험에서 낙방하고 10일간의 짧은 방황을 했습니다. 그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위에 나오는 저 두문장이 절실했습니다. 대체 20대는 왜 좋을까? 중고등학교 항상 모범생이었고 하라는 것들을 다 했고 그랬는데 왜 지금 시험에 떨어진 이 순간에 내 손에 주어 진건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그런 고민들을 하면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본 것 같습니다.


사실 공무원 시험을 떨어지고, 어머니께는 독서실을 간다 하고 방황했던 그 시간들을 다시 꺼내고 돌아보는 것은 아직도 저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도 그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어쩌면 이 글을 쓰면서 그 기억들을 온전히 다시 바라보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도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본다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든 경험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시간들이 저에게 준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차피 이미 늦은 거,
더 늦더라도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자. 좀 더 과감해지자"


악에 받쳐서, 잃을 게 없어서, 분해서 그제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하지,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말해주는 어른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라봐질 뿐.


그래서 잃을 것이 없었던 저는 25.5살부터 갑자기 광고인이 되고 싶다는 오랜 꿈을 다시 주섬주섬 꺼내어 대외활동, 공모전을 나가고 지금은 TBWA라는 광고대행사에서 하는 주니어보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의 생각을 감히 적고 이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작은 울림이 되었으면 하는 과분한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쩌면 가진 게 없기에 과감하게 무언가를 선택하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20대의 특권이 아닐까? 20대가 좋은 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팀장이 되고 아빠가 되고 할수록, 시간이 흘러 이룬 것들이 많을수록 지켜야 할 것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니까요.


그렇지만 이 순간 내 손에 주어 진건 아무것도 없기에, 잃을 것도 없으니까.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에 열광했던 그 이유. 그 소신과 단단함. 어쩌면 그런 드라마 같은 인생을 20대라면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것이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 이태원 클라쓰

그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 열심히만 살고 있다면, 하루하루 충실히만 지향하는 바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면 소신에 책임을 지는 그 성실함만 있다면 대가는 치르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달려 나갑니다. 그런 멋진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20대. 어쩌면 남들처럼 많은 여행과 교환학생. 축제를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덕분에 몸으로 비싸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P.S 앞으로 더 다양한 글들로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