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생활 6년이 준 선물

에세이 : 수영을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지금

by leeconomy

위에 증거자료로 가져온 사진처럼, 중학교 때까지는 나름 잘 나가는 수영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글이라 티가 안 나겠지만 키가 171cm이라 수영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어요. 생각해보면 수영선수 6년, 재수, 공무원 시험 2년 그리고 지금 광고기획 지망생. 뭔가 다양한 문을 열고 닫아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 27살이 되기까지 많은 고난, 실패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수영이 준 교훈 덕분인 것 같습니다. 그 울림을 지금부터 함께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다이빙대 위에서 긴장하는 시간이
내 몸이 예열되는 시간이구나



수영 대회에 나가면 다이빙대 위에서의 시간이 제일 긴장되고 떨립니다. 저는 이제 겨우 27살이니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아직 저만한 긴장감은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이빙대 위에 올라가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첫 번째 휘슬이 불립니다. 그럼 고개를 숙이고 스타팅 자세를 잡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심장이 더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합니다. 진짜 심장 박동이 극에 달합니다. 그리고 머리를 숙인 상태이기에 머리로 피가 쏠리고 고막에 심장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휘슬, 그리고 다이빙


그런데 신기한 점이 있었습니다. 연습할 때 다이빙을 하면 물이 너무 차가워서 첫 번째 동작을 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대회에 나가면 달랐습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몸이 달궈지고 나니까 물이 차갑게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첫 동작이 너무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생각했습니다. 다이빙대 위에서 긴장하는 시간이 내 몸이 예열되는 시간이구나.


그런데 이 깨달음은 수영 선수를 그만둔 지금에도 엄청나게 큰 힘이 됩니다. 면접을 앞두고도, 시험을 칠 때도, 모든 큰일 앞에서 사람들은 긴장을 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 저는 위에서 말한 생각을 또 합니다. '아, 그냥 내 몸이 예열되는 중이구나. 내 몸이 준비를 하고 있구나.' 큰 일 앞에서 이 마법의 주문은 정말 큰 힘입니다.



4등은 메달이 없지. 적어도 시상대 위에는 서야 해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고? 그럼 4등은?



수영 대회들을 정말 많이 나갔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경기체고에서 열리는 수영 대회에 나갔었는데, 0.2초 차이로 4등을 했습니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 더욱이 그게 스포츠라면 0.2초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저에게는 너무 작아 보였습니다. 저렇게 한번 메달을 놓치고 나니 정말 아주 작은 차이로 경쟁에서 지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경쟁입니다. 모두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자리에서 결판은 늘 작은 차이로 납니다. 그래서 항상 매 순간 지지 않으려, 저때의 기억을 두 번 다시 느끼고 싶지는 않아서 최선을 다합니다.


근데 그게 때론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팀플로 경쟁 PT를 준비할 때도, 공모전을 준비할 때도, 모든 대외활동에서 생각보다 저 기억이 저를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 동기들이 너 주변에 있으면 너무 뜨겁다, 너무 버겁다 라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항상 중간을 찾으려 엄청난 노력을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멉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오는데 가장 큰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가장 쉬워서 기본이 아니라
늘 옆에 두고 갈고닦아야 하기에 기본이다



수영을 할 때 기본 동작을 계속 연습하고 갈고닦는 게 너무 지루하고 싫었습니다. 저의 최우선 목표는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일이 아마 다 그런 것 일지는 모르겠지만 하기 싫어하는 게 너무 티가 났나 봅니다. 코치님께 호되게 혼난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그때 얼마나 호되게 혼났는지, 저 문장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고 지금도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뿐만 아니라 뭐든 일을 할 때 기본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어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고들 하니까요. 하지만 제가 기본을 바라보는 마음은 이런 거창함은 아닙니다.


위에 나오는 말처럼 항상 갈고닦고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그뿐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런 마인드셋이 저의 큰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수영 선수하다 공부를 갑자기 시작했을 때도, 재수를 하면서 고3 때 했던 공부를 다시 했을 때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도, 지금의 꿈을 꿔나가는 동안에도 늘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었습니다. 기본은 항상 중요하니까요.


이 수영에서 배운 교훈? 깨달음? 덕분에 저는 지금까지 많은 도전들을 해올 수 있었습니다. 글의 맨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래서 아직도 이것들이 제가 수영을 하는 이유이고, 수영을 할 때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저에 대한 다짐들입니다.


P.S. 최근엔 코로나 때문에 못한 지가 너무 오래됐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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