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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요 May 13. 2024

生과死

수산시장

많은 죽음이 있지만 

속을 더부룩하게 하는 죽음도 있음을 알고 현재 있다. 속이 편하지 않다. 

지인들과의 강릉, 그리고 주문진

당연한 듯 회센타


횟감으로 쓰일 물고기를 고르고 

인간에게 값을 치르고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횟감으로 다듬어질 그 죽음을 온전히 누군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해서

보다가


움켜잡은 사람 손의 감촉에 소스라쳐 놀란 때문이었는지

물에서 건져올려져 갑자기 메마른 탓이었는지

섬뜩한 강철의 칼날을 보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도 실낱같았던 희망을 향한 아픈 움직임을 보았다. 

단호한 죽음의 서걱거림도 들었고 시뻘건 피와 쏟아지는 내장과 

뻐끔거리는 입과 슬픔을 말하듯 박제된 큰 눈동자도 보았다. 


내색할 순 없었으나

맛있다, 신선하다 

주절거리면 처 넣은 술과 안주가

내 속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살아있는 뭔가를 먹어야만 생을 유지할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연민은 주어지지 않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속고 속이는 잔칫상에 올려져

자신의 죽음을 한 줌의 버림도 없는 저울에 올려진 양으로 보여야 하는 것들과

또한 그것들의 죽음을 지불한 돈에 알맞은 양으로 보아야하는  것들이

체념과 무덤덤으로 주어진 연민을 덮는다. 


심리적으로 체했다. 

괜찮은 척하다가 체했다. 

방법이 있었겠는가? 초치기보다는 체해야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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