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leeks Aug 15. 2019

뭐 어때, 고작 싸웠을 뿐인데

대화의 기본은 경청

  “남편이 말을 하는 동안 그 사람 말은 듣지 않고 내가 할 말만 생각했어. 내 생각이나 고집을 관철하려고 말이야. 하지만 그런 식의 대화법은 갈등을 부추기고 결국엔 서로를 더 힘들게 할 뿐이더군. 대화할 때는 진심을 다해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도록 해주어야 해. 상대가 말을 끝내면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든지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일까?’하고 물어보는 거지.”  

   

  이 문장은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토네이도)에서 가져온 문장이다. 지은이는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인터뷰하여 결혼 생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성취하는 방법, 육아, 두려움 없이 건강하게 나이 먹는 방법, 후회할 일들을 피하는 방법, 피할 수 없는 상황이나 아픔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가 하는 6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이에 대해 30가지의 해답을 제시하였다. 이 문장은 그 가운데 하나이다.  

   

  나도 벌써 결혼한 지 20년 다 되어간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맞아!’ 하고 나도 모르게 머릿속이 번쩍였다. 이 책에서 많은 노인은 실제로 결혼을 후회한 가장 흔한 경우는 배우자가 대화할 수 없는 사람이거나 아예 대화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임을 깨달았을 때라고 한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결혼 생활을 하다 보니 아내와 싸우는 일은 거의 없다. 신혼 때는 나도 아내랑 말다툼을 많이 했다. 그때는 나도 아내의 말을 듣기보다 내가 할 말만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아내의 말을 깰 생각만 했다. 그러나 그것은 부부 사이에서 하는 대화법이 아니란 걸 오랜 결혼 생활 끝에 알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은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내도 나도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그리고 서로 이해할 때까지 말을 계속한다.

     

  결혼뿐만이 아니다. 사람을 대할 때 가장 힘들 때가 상대와 대화가 되지 않을 때이다. 이른바 ‘저 사람은 말이 안 통해!’ 하는 경우다. 이보다 더할 때는 아예 대화하지도 않으려고 할 때다. 이때는 참 막막하다. 뭐 어떻게 할 수도 없다.

     

  대화의 기본은 경청이란 걸 알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는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꺼져버렸을 때 주가가 100분의 1토막이 났다. 이때 그는 주주들 앞에서 6시간 동안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주주들의 모든 말을 들어주었다. 그들의 비난과 타박, 호소를 마음으로 들어주었다. 6시간이 지나자 주주들의 얼굴은 한결 담담해졌다. 결국, 주주들은 손정의 회장을 믿고 기다려 주었고 회사는 다시 살아났다. 이것이 대화의 기본인 경청의 힘이다. 남의 말을 끝까지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것이다.

     

  이제 막 결혼을 했거나 연애를 하는 사람이건 누군가와 대화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저 문장을 깊이 새겨두면 좋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