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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Dec 14. 2023

사골 좋아하는 건 나를 닮은 거였어!

깊이 파는 것

우리 딸은 아이돌에 별로 열광하지 않는다. 10대 소녀의 아이돌 사랑은 엄청나다는데, 우리 딸은 예외다. 대신에 아주 열광하는 연예인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유재석'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무한도전'을 매주 같이 봐서 그런 건지? 나 또한 '유재석'을 좋아하지만, 딸의 '유재석'바라기는 견줄 수가 없다.


'유재석'을 좋아하니, 유재석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챙겨서 본다. TV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유재석'유튜브까지 다 챙겨보니 얼마나 좋아한다는 건가? 취향이 한 가지에 몰입하면, 그것만 깊이 파는 스타일이다. 그러면 나는 "너 사골 끓이냐?"라고 놀린다. 그러면 우리 딸은 "펄펄 끓인다"라고 말하고, 웃는다. 나는 딸과의 실없는 이런 농담이 좋다.


 그런데 문득 나를 돌이켜 보니, 나 또한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 부동산 열풍이 불었을 때, 나는 아파트에 관련된 영상을 계속 봤다. 조금 지나서는 강아지 영상에 사로잡혔다. TV동물농장, 강형욱 유튜브, 설채현 수의사가 나온 영상 찾아서 보기 등등, 강아지에 한동안 푹 빠져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팬다 '푸바오'한테 푹 빠져 버렸다.

조금 여유 있는 시간이 있으면, '푸바오' 영상만 봤다. 그럼 요즘도 '푸바오'에 빠졌냐고? 아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 짓는 '집, 건축탐구(ebs)'프로그램에 빠져 버렸다. 이번에는 집 짓는 영상만 보고 있다. 나도 사골을 끓이고 있구나!







어떤 곳에 몰입을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 세상에 나쁜 것이 아니고, 나 자신에게 나쁜 것이 아니면 말이다. 술이나 담배는 나를 죽이는 몰입이다. 이런 곳에 몰입하면 나를 해치는 일이다. 이런 건 하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나한테 안 좋은 것은 달콤한 것이 많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마약 청정국'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도 마찬가지이다. 한순간의 유혹으로 손을 대게 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달콤함에 한 번 손대게 되면, 다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너무 극단적인 예였나? ㅋㅋ)





나를 해치지 않는 몰입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 있었다면 '좋다!'

때로는 인생에서 나한테 힐링을 주는 즐거움도 있어야지! 어떻게 사람이 앞으로 달리기만 할까?

그런데 원초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것만 몰입하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지나가곤 한다.

시간에 몸을 맡기지 말고, '시간이 나에게 맞추도록' 해야지 나의 내면의 발전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이리 이쁜 집들은 많은지?

'아~~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굴뚝같다. 오늘 밤 꿈에서 '집을 지었다, 부쉈다'를 반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일도 즐거운 인생이기를!!!!


딸! 너의 사골 끓이기 취미는 엄마를 닮아서였다는 걸 인정하며!

인생에서 즐거운 무언가를 찾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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