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8.금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40을 훌쩍 넘긴 내 모습이 초라하지는 않을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게 여겼었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나는 여전히
무기력과 에너지의 고갈로 허덕이면서도
일을 벌여놓고 수습하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안정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한참 예전에 사라져 버렸고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오롯이 나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완벽한 희생과 자애의 마음을 가지고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그저 불투명하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존재로
유영할 뿐이다.
아침 출근길을 조금 서둘렀던 덕에
틈 시간이 남아 차에 머무르며
눈을 감고 호흡을 느껴보았다.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그저 흘러들어오는
모든 감각을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것인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그 상태가 되었다.
혼란스럽던 무언가
나를 짓누르던 무언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무언가로부터
조금은 멀찍이 떨어져
나를 바라보는 찰나의 순간이 있었다.
행복이
결말이 아닌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라면,
그저 흘러가는데로 두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품어본다.
그것이 되어가는 것이라면
나이가 차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되어가고 있는 것이겠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오전을 시작하는 헛된 말이 때론 나에게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