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디지털도어락과 시골인심과의 상관관계

by leelawadee

"우리동네는 안전해. 걱정들하지마"


처음 Casa Merci에 왔을 때 귤 한박스를 사들고 마을회관으로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러 갔다.


할머니들은 2층에 아무도 못올라간다고 우리를 안심시켜주셨다. 따뜻하고 감사했다.


그후로 서울에서 내려와 지낼때면 길 위에서 할머니들께 공손히 인사를 드린다.

'요며칠 불이 안켜져 있는거 같던디?'하시며 우리를 지켜보고 있노라, 아니 지켜주고 있노라 확인시켜 주곤 하셨다.


사실 Casa Merci는 좀 허술하다.

대문은 키하나

도로변으로 향하는 중간문은 잠기지도 않는다.

내 방 방충문은 다 떨어져 있다.


주인할머니는 처음부터 고쳐줄 생각도 없었고

우리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나는 보았다.

주인집 할머니집 대문은 디지털 도어락


서울집보다 통영집보다 앞서간다.

갑자기 배신인듯 배신아닌 배신같은 마음이 생겼다.


이것이 시골인심인가.

수줍은 듯 항상 웃어주시던 할머니의 다른 얼굴을 본 듯한 이상한 느낌이다.


이 마음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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