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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lawadee Aug 21. 2020

제목만있는책 시리즈에 대하여

'표지가 후지다'와 '잘된 디자인은 아니지만 균형이 잘 맞다'

의도하지 않게 #제목만있는책 을 출간하면서 종종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왜 요즘 안나와요?" "언제 또 나와요?"를 묻는 이들이 있어 즐겁다가도 살짝 어깨가 무거워진다.


제목은 어떻게 정하는지, 어떻게 시작하였는지를 묻기도 한다.

"제목은 평소의 생각, 일상에서 순간 순간 떠오르는 감정과 느낌을 메모했다가 정리해요."라고 답한다.

어떻게 시작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마다 다른 답들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뭔가 뒤죽박죽이다.

지난주, 한 공부모임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또 대충 답을 하고 말았다.


잠시 생각할 시간이 생겨 한번 진지하게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사람의 생각은 비슷비슷해'

'내 안에는 수많은 내가 존재한다'

'같은 상황, 다른 생각'


생각해보니 시작은 그랬다.

사람의 생각은 비슷비슷하다.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거나 이론을 찾아내지 않는한 사람의 생각은 비슷비슷하다.

타이밍의 차이, 표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군가가 먼저 시작한 프로젝트에 '그거 나도 생각했는데... 그거 내 아이디인데...'라거나 혼자 대단한 걸 생각해낸 것처럼 우쭐거리는 사람에겐 꼭 한마디 하고야 마는 성격때문에 누군가에게 제목만있는책을 통해 그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구나 저자가 되고 누구나 독자가 되어 한권을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비슷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다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또 전혀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나의 제목에 우리는 모두 자기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거라는, 그래서 한권의 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7~8년 전부터 휴먼라이브러리가 유행이다.

사람이 책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준다.

우리가 사람책을 읽는 것은 독자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서도 있지만 책을 매개로 공감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한다. 거기에 나의 이야기를 보태 더 풍요로운 한권을 만들 수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책에 사람책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제목만 있는 책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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